失意의 어민들, 도박 유혹 뿌리쳐야
제주해양경찰청 광역수사팀은 4일 두 가지 유형의 대규모 도박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한 가지 유형은 3억 원대의 대규모 주부 도박단으로서 관련자가 무려 38명이다. 이들은 제주시, 성산포, 서귀포 등 장소를 수시로 바꿔 가며 가정 주택·펜션 등에서 이른바 ‘아도사끼’ 도박판을 벌인 혐의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장소변경은 물론, 망지기를 세우는가하면, 판돈 수수(授受)를 현금 아닌 칩으로 하는 등 수법이 치밀했다.
또 다른 유형은 어선 선주와 선원 등 어민들의 도박이다. 관련자 규모는 주부도박단에 못 미치나 그래도 28명의 적지 않은 인원이 도박에 참여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 그룹이 아니라 끼리끼리 벌인 네 건의 도박판을 합친 인원이 28명이란 점에서 주부도박단과는 다르다.
그리고 두 유형의 도박 사례 중 한 쪽은 전문적, 상습적이지만 다른 쪽은 실의(失意)에 빠진 나머지, 도박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란 점에서 확연히 구분 된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 어민들은 최근 치솟기만 하는 기름 값에다 어황 부진으로 조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실의(失意)에 빠져 자포자기 했을 수도 있다. 이틈을 노린 도박의 유혹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성산포, 서귀포, 한림 항 등 네 곳의 도박판 판돈 합계가 1000만원이라고 한다.
그렇더라도 도박은 도박이다. 사회악이란 말이다. 기름 값이 오르고 어황 부진으로 조업을 포기해 실의에 빠졌더라도 도박의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그것은 더욱 비참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어민들, 어려운 시기일수록 힘내자. 당국도 이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