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상어 폐사와 ‘카사 델 아구아’ 철거
해양수족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고래상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전시 40여 일 만인 18일 폐사하고 말았다. 폐사된 고래상어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멸종 위기종이자 보호종이다.
9월 6일 제주에서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개막된다. 총회를 눈앞에 두고 바로 그들이 멸종 위기 종으로 정한 고래상어가 총회 장소인 제주의 한 수족관에 갇혀 있다가 폐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전 세계 자연보전 지도자들 앞에 제주의 체면을 구겨 놓은 셈이다.
마리당 5억 원을 홋가 하는 문제의 고래상어 두 마리는 40여일 전 어부의 그물에 걸려 해양수족관으로 넘어 갈 때부터 환경단체들이 바다로 풀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고래상어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세계적 보호 어종을 더욱 더 멸종 위기로 모는 행위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쿠아플라넷 제주’ 측은 고래상어의 바다 방류를 거부했고, 수족관에 갇혀 지내던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숨을 거두었다. 수족관 측은 뒤 늦게야 살아남은 한 마리를 바다로 되돌려 보내기로 해 다행이지만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폐사한 고래상어를 원상대로 보상 할 길은 영영 막혀버린 셈이다. 아마 수족관 측의 후회가 클 줄 안다.
지금 철거 위기를 맞은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 ‘카사 델 아구아’도 고래상어 신세와 비슷하다. 각계의 반대에도 제주도는 법대로 철거를 고집하고 있다. 법을 내세워 강제 철거한다면 막을 길이 없지만 훗날 크게 후회할 것이다. 고래상어의 후회 이상으로 말이다. 부영과 JID, 제주도는 고래상어의 죽음에서 ‘카사 델 아구아’의 교훈을 얻기 바란다. 제주도가 먼저 ‘카사 델 아구아’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데서부터 길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