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으로 바라보는 발상 전환 필요”

제주예총·제주민예총,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공동성명

2012-08-12     제주매일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카사 델 아구아’가 철거될 상황에 놓이자 건축계에 이어 문화예술계도 철거를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예총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은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행정기관이 가설건축물로 허가받은 ‘카사 델 아구아’의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며 “불법 가설물이 아닌 인류예술작품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을 바란다”며 철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앵커호텔의 콘도 분양을 위해 지난 2008년 8월에 지어진 가설 건축물이다. 그러나 존치기간이 만료되면서 강제 철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 단체들은 “‘카사 델 아구아’는 레고레타가 이후 다른 작품을 남기지 않고 지난해 타계함으로 해서 그의 마지막 유작으로 남았다”면서 “어떤 경로와 계기를 통해서든 그의 작품이 제주도에 건축됐다는 것은 세계자연유산의 섬이라는 브랜드와 타이틀의 제주도에 걸맞은 행운”이라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 외교장관과 대사를 비롯한 한국건축가협회가 행정기관의 철거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제주도의회 의원과 지식인 등도 동참하고 있다”며 “이는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남긴 ‘카사 델 아구아’가 인류의 건축문화 유산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작품의 철거와 철거의 근거가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해도 그 최종결말이 예술작품의 파괴로 이뤄진다는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폭력적 결과가 될 것”이라며 “철거의 법적 정당성이 사회적·문화적 윤리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JID·㈜부영주택·행정이 ‘카사 델 아구아’를 세계인이 나눠야 하며 보존해야 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식하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있다”며 “‘카사 델 아구아’ 소유자인 ㈜JID가 이 가설건축물을 제주도에 무상으로 기증하면 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부영주택 역시 ‘카사 델 아구아’ 부지를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제주도에 기부하고 행정은 문화유산으로서의 특례를 반영해 ‘카사 델 아구아’의 건축적 지위를 보장해주면서 제주도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공갤러리로 활용하면 된다”며 “이 경우 독립된 현대미술관이나 전용관으로 활용한다면 도민·관광객들은 언제나 레고레타의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게 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레고레타의 선물인 ‘카사 델 아구아’가 존치되길 희망하고 그 존치와 활용은 예술작품에 대한 경외감과 문화의 시대를 맞아 문화정치의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