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 자율 경영권 위기
삼다수 대리점 의혹.제주맥주사업 등 ‘권력 입김 작용’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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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의 자율경영이나 윤리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자율경영권 위기 신호는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먹는 샘물 삼다수 유통문제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삼다수 유통대리점을 공모하면서 특혜의혹이 그치지 않고 있는 터에 이들 유통대리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함으로써 유통시장 교란 등 각종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도내 유통대리점 선정은 행정권력의 입김에 좌지우지 되었다는 여론이 많았었다. 자격에 문제가 있는 주류도매업체를 선정했는가 하면 특정업체에 계약기간을 연장해주는 등의 특혜의혹은 결국 도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기관장 경고까지 받아 의혹의 개연성을 뒷받침해줬다.
특히 삼다수 일본수출 문제도 애매한 수출유통경로, 수출실적 미흡 등 자격에 의심스러운 사업자를 선정함으로써 또 다른 특혜시비를 불렀다. 5년간 22만5000톤의 수출 계약조건으로 사업권을 딴 이 업체는 7월현재 수출실적이 고작 80톤에 불과 했다. 계약대로라면 매달 3750톤을 빠짐없이 수출해야 조건을 이행할 수 있는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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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이 아니다. 도내 유통만을 조건으로 사업권을 따낸 대리점이 도외 유출 등 일탈행위가 지적되는 데도 개발공사는 이를 방관하다가 서울 수도권 지역 삼다수 대리점(농심특약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 제주를 방문 “제주도내 용 삼다수가 도외로 유출돼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으나 개발공사가 방관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도내 유통대리점 사업자 선정 당시 특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업자들의 이러한 일탈행위는 특정 권력의 배경을 믿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대리점의 일탈을 감시 감독해야 할 개발공사가 그 ‘배경의 눈치‘를 보며 제역할을 올바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도지사 임명을 받은 개발공사 경영자가 임명권자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지만 그것이 무서워 잘못을 업고 간다면 정상적 경영인의 자세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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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금의 개발공사 경영은 사업의 타당성이나 경제성에 대한 진지한 검토나 고민도 없이 도지사 말 한마디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제주맥주 사업도 마찬가지다. 제주맥주 사업은 3차례나 사업자를 공모했지만 실패했던 사업이다.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도 개발공사가 이 사업을 떠안은 것이다. 도민의 혈세로 도가 출자한 지방공기업이 사업성과가 담보되지 않아 적자우려가 높은 사업을 도지사 말 한마디로 결정되는 경영 시스템이라면 정상이라 말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개발은 지난 2004년 우근민지사 재임당시 120억원 가까운 도민혈세를 들여 추진했던 호접란 대미수출 사업을 당시 제주교역으로부터 떠안았다가 적자누적으로 망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뒷감당도 없이 사업성이 부정적인 제주맥주 사업을 떠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제주개발공사의 자율적 경영권이 외부 압력에 휘둘리는 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