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 보호소년들과 '자연체험'
지법, 전국 첫 시행...법정밖 소통기회 가져
2012-07-22 김광호
판사들이 한 순간 잘못으로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들과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아이들의 가정생활과 학교생활 등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등 의미있는 소통의 기회를 가졌다.
제주지방법원(법원장 이대경)은 지난 21일 선도해야 할 10~16세 사이 소년 16명을 선정해 판사들과 함께하는 올레길 트레킹을 모두 7개 코스에서 실시했다.
전국 법원 중 처음 열린 이날 제주지법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올레길 트레킹에는 오현규 수석부장판사 등 판사 16명이 참석해 이들 청소년들과 한 명씩 손잡고 걸으며 판사가 아닌 선생님, 또는 형님.오빠의 입장으로 돌아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판사들과 함께 올레길을 걷는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했다는 A군은 “판사님들이 아주 자상하고 따뜻하게 대해 줘 무척 재미있고 보람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판사와 청소년들은 서귀포시 성산읍 한 승마장에서 함께 말 타기 체험을 했는가 하면, 사륜구동 오토바이 ATV를 운행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이번 올레길 트레킹에는 소년보호 사건으로 송치돼 조사명령이 내려진 대상자 중에 가정형편이 열악해 보호력이 미흡하지만, 비행력이 경미해 선도 및 회복의 가능성이 충분한 소년들이 선정됐다”며 “이 행사가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