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철학
수 십 억 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친동생, 처남까지 살해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뉴스가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이 뉴스가 사실이라면 귀신이니, 도깨비니, 또는 자연재해가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의 돈은 양날의 칼이다. 돈은 정의에서부터 시작해서 역사, 가치, 가난, 부자, 사치, 종교, 섹스, 출세 등등…… 모두 돈과 간련된 이슈들이다.
가만히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보면 살인, 강도, 횡령, 뇌물수수, 주가조작, 보헙사기, 자선단체의 비리, 공권력의 부정부패 등등 인간사의 80%이상 아니 사실은 100%까지 돈과 관련된 사건들이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도 “돈은 모든 것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듯이 돈의 가진 힘은 인간의 존엄성보다도 더한 영혼을 초월한 존재로 역사는 말해주는 것이다.
역사 속의 수많은 유명 인들의 사례가 그렇다. 고 미국 케네디 대통령과 재클린,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과 이멜다 영부인, … 워릿 버핏과 빌게이츠, 또 항상 검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불러온 세종과 정조에 이르기까지 돈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이다.
나의 짧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인간이 살아생전에 확실한 사생 관(死生觀)을 정립하기도 어렵지만, 재물관(財物觀)을 정립하기도 정말 어려운 것이다. 우리나라 야사(野史)에서 재물관을 제대로 정립한 집안을 꼽는다면 역시 경주 최 부자 집이라고 한다. “만석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화원 한다.” “흉년에는 논을 사지 않는다.” 는 최 부자 집의 재물관은 세계에 내놓을만한 돈의 철학이다.
최 부자 집이 이런 돈의 철학을 갖게 된 배경에는 어떤 스님의 영향이 있었다고 한다. “재물은 퇴비와 같아서 한군데 쌓아놓으면 썩어서 냄새가 나고, 여러 군데로 뿌리면 곡식을 살리는 거름이 된다.“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최씨 집안에서는 만석이상이 되면 사회에 환원하는 철학을 실천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최씨 집안은 돈의 철학으로 6.25 전쟁 당시 빨갱이들의 인민재판(人民裁判)시에도 최씨 집안 친족이나 가족들은 한 사람도 다치지 안했다는 것이다. 최씨 집안 노동자들의 해코지를 안했을 뿐 아니라 최씨 집안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보답 때문에 따라온 복인 것이다.
그런 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 들어서는 권력들에게 미리 뿌리는 돈은 거름이 되는 돈이 아니라 특혜를 받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에 더러운 냄새가 진동한다. 그래서 정권 말기에는 줄줄이 감옥행을 가는 권력을 우리 자주 봐 왔다.
정치권력에 뿌리는 돈은 사회 환원이 아니다. 일단 새 권력에 줄을 있는 것이다. 반대급부를 바라기 보다는 기회가 돼서 특혜를 받으면 더욱 좋지만 그러지 못해도 미움을 사지 않고 액땜이라도 받자는 돈이기 때문에 더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이다.
원불교를 창립한 소태산(少太山) 박중빈은 제자들에게 돈 문제를 조심하라고 가르쳤다. “심교(心交)간에 금전을 주고받지 말라” 는 것이었다. 서로 친한 관계일수록 돈 거래를 하기 쉽고, 이 돈 거래를 하다가 자칫 서로 상처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러니 돈을 빌려주지 말고 자기 형편에 따라 되는대로 그냥 “보시”하라고 가르쳤다.
인도의 “힌두교요가명상”에 있는 말이다. 요가의 지혜는 고해와 해탈이라는 종착역과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두 전제에서 요가명상의 의미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출발점은 고해(苦海)이고
종착점은 해탈(解脫)이다. 이를 이룰 수 있는 시작의 어젠다(agenda)가운데 하나가 돈 문제다. 요가의 명상을 닦으려면 돈을 멀리 해야 한다고 한다. 될 수 있으면 돈거래는 아니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수행자는 수행 도중에 돈을 만져보면서 자신의 수행상태를 체크한다는 것이다. 돈을 거래해 보아서 마음에 분노 심이 나거나, 돈을 못 받게 되어 억울한 마음이 들면 아직도 공부가 덜 되었다는 증거이고 그런 마음이 안 생기고 마음의 덤덤하면 공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돈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으면 그 사람은 힌두교에 도통한 군자가 되는 것이다.
힌두교뿐만이 아니다. 철학의 거성 니체의 말이다.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 세계적 예언자 칼릴지브란의 명언이다. “돈은 사랑과 같다. 돈을 잘 베풀려 하지 않은 이들은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는다. 반면에 타인에게 잘 베푸는 이들에게는 생명을 준다.”고했다.
철학자들의 주장했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들은 왜 내가 돈을 벌려고 하는지, 철학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삶의 의미를 찾을 때가 온 것이다. 시장 경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인격”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무시무시한 이데올로기에 자신도 모르게 젖어서 돈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하얀 밤을 보내 여야 한다. 왜냐하면 돈이 노예가 되어 아내, 동생, 처남 등을 살해하는 “살인마”들은 우리 지구에서는 더 이상 살수 없도록 따로 떼어내어 화성으로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수필가 김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