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랑 온도'는
제주지역의 ‘사랑의 온도’는 몇 도인가? 전국적으로는 103.2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제주는 고작 70도밖에 올라가지 않고 있다.
‘사랑의 온도’는 연말연시 불우 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을 나타내는 것으로, 서울에 설치된 온도탑에 표시되는 눈금을 말한다. 이 온도탑의 온도는 목표를 달성하면 100도를 가리킨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 모금운동인 ‘희망 2005 이웃사랑 성금’ 모금을 시작한 결과 38일 만인 지난 7일 현재 성금 규모가 전국 목표 1000억원을 넘어 1012억원을 달성했다는 것. 따라서 사랑의 온도탑의 눈금도 목표액을 3.2%만큼 초과했다는 뜻으로 103.2도를 가리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지역은 같은 기간 모금액이 목표의 70% 수준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인정이 메마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기부자별 모금 내역을 보더라도 기업체 모금액이 678억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나 도내 기업들은 성금 모금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이 거의 없는 제주에서 대기업 역할을 수행해야 할 제주도지방개발공사,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면세사업단 등 규모가 큰 공기업과 사업단들은 지난해 각각 수 백억원대의 이익을 남겼으나 이웃돕기에는 무심하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경상남도 개발공사를 비롯 다른 지방 공기업이나 사업단들이 수 억원 이상씩의 금액을 관내 이웃돕기 성금으로 흔쾌히 내놓은 것과 대비돼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웃돕기에는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하물며 제주에 둥지를 틀고 제주의 자산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공기업들이 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솔선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직 기회는 있다. 이 달 말까지가 성금 모금 기간이므로 기업의 규모에 걸맞는 ‘나눔의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