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추경예산 지역차별 논란
지역 간 편증과 소외…전시성 外華內貧 예산편성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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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추경예산안 편성에 말이 많다. 지역개발 사업예산에 형평성을 잃어버렸고 차별적 편증예산에 대한 지역의 불만이 높다.
주먹구구식으로 1회성 전시성 사업에만 치중해 내실을 다져야 할 분야는 외면한 소위 ‘외화내빈(外華內貧) 예산’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제주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 1회성 행사나 다름없는 ‘세계7대자연경관 인증식’ 행사비로 4억원을 편성하는 등 11억원 이상을 편성한 것은 전시성 행사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겉만 요란하게 치장하면서 내실을 다져야 할 부분은 되레 예산을 삭감해 버리는 외화내빈 예산 편성도 원칙 없는 예산 운용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또 지역적 차별 예산 편성도 지역균형 발전이나 도민화합보다는 지역 간 갈등을 부르는 예산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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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직영하는 제주현대미술관의 경우를 보자. 관광객 등 연간 5만 명 이상이 찾는 이름 있는 전시공간이다. 매해 좋은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기 위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곳이다. 관광객들과 도민들의 문화향수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런데 이번 추경 예산안은 당초 작품 수집 및 보존 관리비로 반영됐던 1억3000만원에서 22.3%를 삭감해 버렸다. 증액해도 모자랄 판에 본예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3000만원을 줄여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에 대비해 야외무대 환경정비를 위한 예산은 당초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증액 편성 했다. 더구나 총회행사장은 미술관과 거리가 떨어진 서귀포 쪽인데도 그렇다.
속은 곪고 있는 데 겉만 번지르르 꾸미려는 전형적 외화내빈 예산편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에 대한 도의 시각과 인식의 품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외양 가꾸기도 필요하다. 설령 그렇더라도 내실 없이 겉만 치장하는 예산 운용은 아무래도 너무한 것 같다. 아랫돌 빼내 윗돌로 괴는 어리석은 예산 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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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있다. 지역개발사업과 관련한 이번 도의 추경 예산안은 도민화합이나 지역균형 발전과 거리가 멀다. 지역개발사업을 놓고 지역 간 갈등과 분열을 부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적되는 지역 불균형 사례를 보면 그렇다. 이번 추경 예산안에서 몇몇 지역에는 당초 예산보다 114.8%에서 120%, 162.8%, 심지어는 무려 266%이상 증액 편성 했다.
이에 비해 평균 증액 비율에 한참 못 미치는 곳도 여럿이며 몇몇 동지역은 한 푼도 증액되지 않았다. 지역규모가 크고 인구수가 많은 지역은 소외되고 상대적으로 인구나 규모면에서 작은 곳은 증액했다.
읍면동 산업육성 및 소규모 주민숙원사업과 지역개발사업을 하겠다면서 이처럼 ‘추경 소외지역’으로 차별하는 곤란하다. 지역의 소외감과 지역주민의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만 줄 뿐이다.
오죽해야 이번 추경 예산안을 보면서 “득표율을 고려한 선거전략 용 예산 편성”이라는 일각의 황당한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겠는가. 그렇게 했을 리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지만 지역 불균형 예산 편성이 얼마나 지역적 논란거리를 제공하는지를 일깨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예산심의에 임할 도의회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