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백신 원인규명 '실종'

2005-01-14     제주타임스

돼지고기 일본 수출을 중단시키며 도내 양돈산업에 큰 충격을 던진 돼지콜레라 항체 검사 결과가 해를 넘기고도 나오지 않아 자칫 사건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돼지콜레라 백신을 과연 업체가 접종을 했는지, 아니면 종돈을 공급한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백신 접종 없이도 항체 양성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지에 모아진다.

 따라서 제주도는 지난해 돼지 5000여 마리의 혈액을 채취, 국립 수의과학 검역원에 의뢰해 연말까지는 그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내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가 바뀌어서도 결과 발표 시기를 정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현장조사를 펼치고 있다”는 애매한 말로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때문에 축산농가들만 죽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본 수출이 중단되면 그 물량만큼 내수로 풀려야 하는 데 그럴 경우 공급과잉으로 돼지 가격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또 있다. 현재 제주도는 돼지콜레라 청정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청정지역에서는 돼지콜레라의 발생이 없어야 함은 물론, 예방접종도 금지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의 제주산 돼지고기의 수입 조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앞으로 제주도가 청정 지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방처럼 돼지콜레라 예방백신 주사를 접종하는 일반 양돈 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책 변화는 바로 제주지역 축산업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사건은 누구 말마따나 ‘과학적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제주도와 수의과학 검역원 등 관계 당국은 하루 빨리 속 시원히 그 원인을 밝혀내 돼지고기 일본 수출 재개의 길을 트고 제주 축산 발전에 새로운 전기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