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지정
제주도가 이 달 중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될 전망이라고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추진위원회가 제주도에 대한 ‘세계평화의 섬’지정계획안 심의를 마치고 지난달 말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정 승인을 요청함에 따라 이 달 말쯤 대통령 재가가 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사실 제주 평화의 섬은 지난 1991년 제주에서 열린 한겮?정상회담을 계기로 학자들 사이에서 그 논의가 대두됐지만, 지난 10여 년간 논의만 무성한 채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제주 평화의 섬 지정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게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평화의 섬이란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인 것이 사실이다. 용어는 그럴 듯 하지만 실제 그것을 어떻게 한다는 데에 이르면 난감해진다. 물론 평화의 섬은 제주도의 평화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제관광과 투자 유인 효과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활력을 유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마련된 계획안도 평화협력 관련 주요 국제회담 유치나 평화센터 건립, 평화포럼 육성, 4?해결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으로 평화의 섬이 달성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저 선언적 의미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평화란 인류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임에 틀림없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만도 아니요, 적대 세력간의 균형 유지만도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의의 실현이자 개인의 복지가 일정하게 확보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계획안에 제시된 사업 정도로는 정의의 실현도, 개인의 복지 확보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평화의 섬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평화의 섬으로 인해 제주도에 정의와 복지가 강물처럼 흐르고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