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에 '반사이익'은 없었다
우리 속담에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최근 남아시아의 지진해일 피해 영향으로 제주관광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이, 실은 희망사항이었지만, 어긋났음이 이 속담과 같다고 하겠다.
이 같은 분석은 제주도관광협회 부산홍보관이 만든 이번 사태에 따른 ‘관광객 변화 동향’이란 자료에서 나왔다.
이 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푸껫이나 몰디브 등 주요 지진해일 피해지역에 대한 여행 문의는 거의 없는 가운데, 대신 신혼여행객들은 호주, 뉴질랜드, 괌, 사이판 등지를 많이 찾고 있고 개별관광이나 패키지관광도 중국과 일본으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까놓고 말하면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지들이 지진해일로 피해가 나면서 그나마 제주도가 그 대타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다.
이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경기침체에다 항공료 인상, 높은 호텔요금 등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 제주관광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진해일 피해의 영향이 장기간 계속된다고 해도 이것이 제주도내 관광객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 제주관광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금강산 육로관광, 주5일제 근무, 한류열풍, 고속철 개통 등 어느 것 하나 제주관광에 유리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고 있다. 거기에다 동남아나 남태평양 지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으니 더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지난해 관광객 유치 목표 510만 명에 크게 못 미친 실적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누구 말마따나 가격 경쟁력 저하가 지진해일에 버금갈 정도로 제주관광을 옥죄고 있음인 즉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단기적 처방이나 대증 요법만 가지고는 제주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