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관광객의 급증과 문제의식

2011-12-21     이헌승

제주관광에 햇볕이 들고 있다. 금년 10월까지 제주방문 개별관광객이 작년보다 26%이상 늘어난 반면 단체관광은 22% 이상 줄었다. 개인소득의 향상과 자연친화적인 삶(wellbeing)의 추구,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올레/숲길 걷기 등 친환경관광에 대한 선호 확산, 저가항공 및 여객선의 운항 증가 등으로 우리는 지금 최고의 햇볕을 누리고 있다. 이 햇볕이 강하게 지속되려면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제주관광의 미래는 희망적이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특히 2020년을 내다보면  염려는 더욱 커진다. 개인의 소득수준이 3만달러 이상으로 높아지면, 눈은 청정한 자연과 아름다운 예술을 찾고, 귀는 세계수준의 음악과 문화에 열릴 것이다. 혀는 독특하지만 세계화된 음식을 즐기며 서로의 인생을 축복하고, 발걸음은 더 평안한 정신적?영적 휴식처로 옮길 것이다. 더불어 우리들도 이 좋은 환경에서 더 고급스런 문화와 여유로운 삶(slow life)을 누리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재의 제주관광은 갈 길이 멀다. 올레/숲길의 곳곳에 섬세하고 세련되게 제공되는 정보와 문화가 있는가? 대중교통으로 박물관, 전시관, 관광지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가? 주간관광 후 야간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제주다운 문화?예술 공연/전시는 다양한가? 우리는 과연 이들이 제주를 다시 방문하게 만들 정도로 친절하며 개방적인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이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면서 감동을 주어야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개별관광객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함(best quality)을 제공하자.  ‘원스톱관광정보시스템’을 통해 첫인상부터 좋게 만들자. 올레/숲길마다 세련된 휴게?안내 시설을 제공하고, 이야기를 입혀 코스마다 개성을 창출하자. 음식?숙박업 종사자는 이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새겨주고, 각 개인은 거리에서 웃음과 친절을 선사하자. 이제는 거창한 계획과 구호보다 이미 있는 작은 일과 과정을 세련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째로 시내?시외?투어버스 네트워크를 신설?확충해야겠다. 합리적인 소비자인 개별관광객은 저렴한 관광을 원한다. 이들은 올레/숲길의 종점에서 탑승할 수 있는 버스를 원한다. 관광시설을 자주 순환하는 투어버스를 원한다. 미술관이나 아트센터에서 수시로 연계되는 버스가 절실하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편리한 버스네트워크는 훨씬 더 많은 개별관광객을 제주로 유인할 것이다.

  셋째로 수준이 높고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전시 상품이 절실하다. wellbeing을 추구하는 개별관광객은 밤에 음주가무 이상을 원한다. 야간에 제주의 혼과 숨결이 담긴 문화예술 공연/전시를 상시 누릴 수 있다면, 제주관광의 품격이 높아진다. 향후 개별관광객의 소득수준을 고려하면 음주가무관광은 문화관광으로 바뀔 것이다. 이는 관광품질이 아닌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따라서 현행 「관광진흥조례」와 「문화예술진흥조례」를 「관광?문화?컨벤션진흥조례」로 통합하여 관광?문화?컨벤션을 융?복합시켜야한다. 

  끝으로 관광/교통 패스는 개별관광객에게 매우 편리하다. 1일, 3일 또는 1주일 등의 패스를 만들어 제공하자. 이 패스 하나로 대중교통을 통해 박물관?미술관?관광시설을 이용한다면 얼마나 저렴하고 편리하겠는가? 세계적인 관광지는 모두 이러한 패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이는 소장품으로 수집되거나 통계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제주관광의 미래는 어떻게 개별관광객의 눈?귀?입?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달려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관광 정책?관행?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송두리째 변화시키자. “햇볕이 났을 때 건초를 장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