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의혹 밝혀져야 한다

2011-11-27     제주매일
도내 화가들이 “도립미술관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소상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미협 도지회 및 서귀포시지부, 탐라미술인협회 등 미술인 단체는 엊그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도의회에서 불거진 도립미술관의 의혹들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한 것이다.
 의회는 지난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3가지 의혹을 제기한 바 있었다. 첫째가 ‘미술관 소장 작품 구입비의 은폐와 축소’요, 두 번째가 ‘미술관장의 작품수집과 관련위원회 참여 및 위원회 관여다. 그리고 세 번째가 미술관 운영위원으로 있는 특정 교수 작품의 고가 구입이다.
 도내 화가들은 여기에 덧붙여 “미술관장이 도민 세금으로 건립된 도립미술관을 마치 개인의 미술관처럼 독단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도의회와 도내 미술단체들이 제기한 의혹들이 어느 정도 진실인지 아직 알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만약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이는 반드시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고, 그 책임 소재도 엄히 물어야 한다.
 미술관 운영위원인 특정교수의 작품을 1억 원 가까운 고가로 매입 하면서도 심사나 가격 산정 절차도 없었다면 다른 작품 구입 때도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미술관측이 도의회 행정 감사에 제출한 자료도 의문투성이다. 당초의 자료에는 2009년 작품구입비가 7억9900만원이라고 명시됐었다고 한다. 이것이 나중에는 12억1610만원으로 수정됐다. 무려 4억 원 이상 차이다. 바로 여기에서도 축소-은폐 의혹을 받을 만하다.
 현재의 미술관 관장은 화가다. 미술관 관장만큼은 미술인이 맡아야 한다는 도내 화가들의 숙원을 받아들여 개방형공모에 의해 처음으로 ‘화가 관장’이 탄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미술인 관장’이 미술관 행정을 그르치게 만들었다면 ‘행정직 공무원 관장’을 주장하던 측에 큰 비웃음만 산 꼴이 된다.
 현직 미술관장은 자신의 잘 잘못을 누구보다도 잘 알 줄 믿는다. 스스로 돌이켜 보고 잘못이 없다면 모든 의혹 부분을 낱낱이 공개, 의문 점을 풀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미술계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사퇴해야 한다. 그래야 미술계가 다음 관장도  미술인들 중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할 염치가 생기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