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미항 진정성 의심스럽다
2011-11-03 김덕남 대기자
정부는 군사시설 건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지자 제주해군기지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래서 15만톤 급 크루즈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설계도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이렇게 “15만톤급 크루즈 선박 2척 동시 접안이 가능하다“는 해군 측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설계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자체 검증 결과 설계상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이러한 자체 검증결과를 토대로 “국회와 정부, 제주도가 참여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항만시설 설계에 대한 재검증”을 강력히 요구했고 국회예산결산 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소위원회는 제주도가 제기한 항만시설 설계 오류지적을 수용, 전문가 검증단을 구성해 재검증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재검증 작업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성격을 규명하는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무늬만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인지 아닌지 여부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관광미항으로 포장해 놓고 군사전용 항만으로 운영하는지의 여부가 항만 설계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어서 그렇다.
제주해군기지 설계가 도의 지적대로 15만톤 급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접안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정부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약속은 진정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해군측이 앞장서서 전문가 검증단을 구성하여 설계 오류 제기에 대한 검증작업에 나서야 할 일이다. 그래야 해군기지 건설의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무총리실이나 국방부 등 정부 부처에서는 이 같은 검증위 구성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무늬뿐인 관광미항이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는 이유다. 정부는 이러한 의심과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하루 빨리 검증작업에 나서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