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정 왜 이러나
제주도정의 확고한 사업 추진 의지가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문제다. 도정 현안을 추진함에 있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식과 다를 바 없으니 도정이 도민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음이 아닌가.
보도를 보면 도내 행정의 기획·조정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제주도의 현안 해결과 미래 계획을 다 잡아야 할 제주 도정이 확실한 방향타를 정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원론만을 확인하는 데 그친 지난해 수준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여전히 불확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국제자유도시나 특별자치도 추진 문제를 비롯 도민 통합, 케이블카 사업, 모노레일카 설치, 행정계층구조개편 등이 특히 그렇다고 한다.
이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매우 민감한 문제들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정 자문기구인 각종 위원회의 결정을 빌미삼아 ‘여론 회피용’ 정책결정이 너무 잦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도지사의 결단’은 찾아볼 수 없고 ‘여론수렴’이니 ‘도민 공감대 형성’이니 하는 추상적 개념이나 늘어놓으며 현안 해결을 질질 끌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 그 핵심이다.
물론 이들 현안이 하나같이 중요한 사안들인 만큼 사전에 면밀한 검토와 계산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신중도 지나치면 우유부단으로 비칠 수 있다.
김태환 지사의 스타일이 워낙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타입으로 정평이 나 있긴 하나, 사념이 너무 깊어서 ‘결단’을 자꾸 미루다 보면 1년 남짓밖에 남지 않은 임기 중에 하나도 이루지 못할 지 모른다.
단호한 결정이 필요할 때는 결론을 내야 도정이 도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