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차배 신임 監査委長 믿어도 될까
2011-10-19 제주매일
그가 의회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은 적격성 검증에서 그의 전문성과 감사위의 독립성에 대한 의지를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 인줄 안다. 그뿐이 아니다. 본인이 얘기했듯 임명권자인 우근민 지사와는 “일면식도 없었다”는 점도 임명동의에 보탬이 됐을지 모른다.
염차배 신임 감사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감사원에서 20여 년간 일하면서 감사 업무의 노하우와 경험을 쌓았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전문성만은 믿어도 될 성 싶다.
문제는 과연 그가 도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 낼 수 있느냐에 있다. 무릇 모든 감사기관이 독립성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소리만 요란한 속빈 꽹과리에 불과하다. 사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첫 출발부터 지금까지 늘 ‘독립성 결여’가 말썽을 일으켰다. 그래서 그동안 감사위원회를 도에서 분리, 의회로 귀속시켜야 한다거나, 도나 의회 소속이 아닌 완전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마디로 현 체제로는 감사위원회 독립은 말뿐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사실이 그러 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 곧 취임하게 될 신임 감사위원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전문성을 더욱 보강하고, 독립성을 확고히 지켜 ‘가장 모범적인 감사위원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근민 지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도 했다. 의회는 그의 전문성에다 이러한 약속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이제 염차배 신임 위원장은 스스로 다짐했듯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지키기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되었다. “가장 모범적인 감사위원회”를 만들어 가는 것 말이다. 이 약속이 빗나갔을 때는 도민들과 의회가 보냈던 ‘신임’이 ‘불신’으로 바뀌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을 지켜내는 데는 전문성이나 임명권자와의 불면식(不面識), 말로만 하는 약속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에 앞서 확고한 ‘감사 철학’이 필요하다. 우리가 염차배 신임 위원장에게 “믿어도 좋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