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까지 선거 전리품 챙기듯”
2011-10-18 김덕남 대기자
그런데 이러한 제주 4.3평화재단이 도지사와 그의 측근들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안부의 승인을 받는 제주도와 독립된 재단임에도 사사건건 도가 개입해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으며 평화재단 임직원 자리를 선거 전리품 챙기듯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이런 비판은 14일 임기 2년을 마친 장정언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공개 비판했다는 데 충격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장전이사장은 16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있었던 ‘제1회 제주 4.3 유족한마음대회’ 축사를 통해 작심한 듯 도의 평화재단 운영 개입을 폭로했다.
발언의 요지는 “외부 세력이 4.3평화재단을 흔들려 하고 도지사가 이래라 저래라 개입할 수 있는 재단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제주도에서 파견된 직원이 모든 업무를 좌지우지 해왔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채용 직원도 우지사의 선거도우미로 채우려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제주 4.3 평화재단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선거 전리품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 석 달 동안 재단이사장으로서 피가 말랐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도민의 한의 서린 피의 역사인 4.3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이 누군인지를 어림할 수 있는 중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정치적 악용 세력이 도지사와 그의 측근들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도민대의기관인 도의회와 도정 감사기관인 제주도감사위원회가 나서서 사실 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고 도민에게 상세하게 밝혀야 할 중대 사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