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청정”...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2011-09-21     제주매일

 도내 지하수가 아직 청정하단다. 당국의 조사 결과가 그러니 믿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8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도내 지하수 관정 100군데를 골라 수질을 모니터링 한 결과 식용 수에서는 유해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11개 기본 항목은 물론, 휘발성 물질 7개, 농약성분 4개 등 모두 22개 항목을 대상으로 했는데 식용 수에 한해서만은 인체 유해성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인체, 특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질산성 질소가 미량 검출되기는 했으나 걱정할 수준이 아니었으며, 해수 침투로 인한 염소이온 농도 역시 기준치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부지역 지하수 관정의 농업용수는 문제다. 한림-대정 등 서부지역의 농업용 지하수 관정에서는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청색증을 유발하는 질산성 질소가 허용 기준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질산성 질소의 먹는 물 허용 기준치는 리터 당 10mg 이하다. 그러나 서부지역 농업용 지하수에서는 18.64mg이 검출 되었으니 매우 높은 수치다. 다만 질산성 질소 초과 지하수 관정이 먹는 물이 아닌 농업용수인 데다, 농업용수 질산성 질소 허용기준치가 리터 당 20mg인 점을 들어 별 문제가 없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먹는 물이든, 농업용수든 지하수인 것은 마찬가지다. 지역이나 용도에 관계없이 제주지하수에서 질산성 질소가 먹는 물 허용치 이상 검출됐다는 자체만으로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홍보가 미흡했을 경우는 아무리 농업용이라 하더라도 청정 지하수인 줄 알고 먹을 수도 있지 아니 한가.
 제주지하수가 식용이든, 농용(農用)이든 먹는 물 허용치 이상의 오염도를 보이는 것은 썩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식용지하수가 현재 청정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