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전차, 필요하더라도 신중 기해야

2011-09-14     제주매일
한때 계획을 접는 것으로 알려졌던 제주시 노면전차 사업이 재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징후는 우선 우근민 지사의 ‘건입동 주민 대화’에서부터 나타났다. 우 지사는 이 대화 자리에서 “재래시장 등 상가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당초 트랩도입을 생각했었다”고 했다. “산지천을 중심으로 한 동문 시장, 중앙상가, 그리고 지하상가, 칠성로를 연결하는 전차가 운행하게 되면 각 역마다 역세권이 형성돼 상권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후 노면전차 재추진이 구체화 된 것은 지난 8일 제주도가 ‘신교통수단 타당성 연구용역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부터다. 따라서 오는 29일 쯤에는 관련 공청회까지 열 모양이다.
 사실 노면전차 도입은 이미 전문기관 용역결과 타당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와 있는 상태다. 제주도 의뢰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대진대학교 산학협력단 측은 지난 4월 중간보고서를 통해 막대한 사업비와 과다운영비의 부담 때문에 경제성이 의문시 된다며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었다. 즉 적자 경영이 불가피 할 것이란 얘기였다.
 그래서 제주도는 일단 사업추진을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더니 이제 와서 새삼스레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용역상 일부 미비점을 보완해 신교통수단인 노면 전차를 경제성 있는 일부 노선에만 단계적으로 적용하면 되지 않겠느냐” 는 논리다.
 제주도가 노면전차에 집착하듯 사실 제주시에는, 아니 제주도에는 전차가 필요하다. 어디 노면 전차뿐인가. 욕심 같아서는 지하철까지도 있었으면 나쁠 게 없다. 특히 대중교통 수단이 취약해 날로 자가용 승용차만 불어나고 그에 비례해서 도로 정체 현상과 주차난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제주시에서는 정말 노면 전차가 필요하고 또 필요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업이 필요성 하나로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도 없어야 하고 실리도 있어야 한다. 필요성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면 애석해도 그 사업은 버리는 것이 정도다.
 노면전차 용역 중간보고서에 의하면 건설비용이 1400억~1900억 원이다. 연간 운영비만도 200억 원이다. 사업을 강행했다가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음을 뜻한다. 이뿐이 아니다. 현존 시내버스 업계와의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부작용과 손실이 많은 노면전차를 필요성 하나만 믿고 추진하는 것은 재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빚 많은 ‘부채도(負債道)’가 무리하게 사업을 벌여서 어쩌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