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냉정을 찾아야 할 때다
강정 해군기지 더 이상 충돌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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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정 마을에 대규모 경찰력이 전격 투입된데 이어, 3일 활동가-야당-일부 시민단체-종교인등이 평화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해군기지 갈등은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해군은 경찰 병력 투입을 계기로 펜스를 설치하는 등 공사 준비가 완료 단계에 있으며 이에 주민 등 반대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반대측 인사들은 스크럼을 짜고 경찰과 대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끝에 부상자가 생겨나고 33명이 연행됐다 석방되고 3명은 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도민들이 걱정하던 그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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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해군기지를 둘러싼 긴장감은 바야흐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야당 인사 등이 쇠사슬로 몸을 감은 채 밤샘 연좌 농성을 풀지 않고 있으며 해군기지 반대 대책위원장은 7m 높이 망루에 올라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른바 활동가-야당-시민단체 및 종교인들은 평화적인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도의회 문대림 의장은 “내년 해군기지 예산을 보이콧 하고, 도민규탄대회도 검토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고 있다.
그 외의 야당들도 “연행자 석방, 공권력 철수” 등을 주장하면서 “정부의 무차별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비록 대규모 경찰력 투입과 반대 측의 평화 콘서트 진행과정에서는 우려할만한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격앙된 분위기로 볼 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4일 현재 강정마을은 표면적으로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다시 돌아 온 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하나 또 다시 무슨 일로 어떠한 사태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다행인 것은 강정주민 중에는 “더 이상 연행이나 충돌하는 일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 하면서 이를 위해 정치권이 일정역할을 해주기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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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강정 해군기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나, 이를 찬성 혹은 반대하는 주민, 외부세력, 도의회까지도 과연 강정주민을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가를 깨닫는 일이다. 더구나 이점에 대해서는 외부세력이 더욱 유의해야 한다. 과연 지금과 같은 방법이 강정마을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해군-경찰-도-도의회-강정주민-외부세력 등 모든 당사자들이 마음을 다시 잡아 통 큰 대화의 길을 트기 바란다. 국가의 흥망을 건 적국과의 싸움에서도 적장끼리 협상을 하고 화해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인데 해군기지 하나를 놓고 되돌릴 수 없는 싸움판만 벌인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찬성하는 주민이나 반대하는 주민 모두가 강정마을을 사랑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똑 같다고 믿는다.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강정마을을 더 이상 불행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