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을 다니면서

2011-08-28     성 행 자

 

세월은 말없이 흘러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늙은이가 되었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 것 같은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곳이든 어른 대접에 부담스러워서 혼자 지내는 버릇이 생겨났지요. 그러다 보니 “외로운”마음에 누군가 “그리움”으로 지나간 날들의 추억 속을 헤매면서 남몰래 흘리는 눈물도 많았습니다.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늙은이의 갈 곳이란 “노인정” 양로원 일뿐! 아직은 그런 곳에서 노인이라 자칭 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시”에서 주관하는 문화학교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말 그대로 할 일 없는 노인들의 여가를 충족시키고자 시에서 만든 고마운 배려였지요.
나는 여러 수업들 중에서 “제주 향토 역사” 반에 들어갔습니다. 타향인 으로 “제주”에 대한 것들을 조금 배울 양이었는데 생각 보다 훨씬 잘 짜여진 향토의 진한 색깔과 직접 “탐방‘의 나들이에 다양하고 취향이 다른 각자 의 고집스러운 어르신들이라 어렵고 서먹 서먹했던 마음은 뒷전이고 즐겁고 행복한 것을 느껴봤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 “양기휴”선생님의 훌륭한 지식의 소유자이시며 조용한 내면의 성품으로 진심어린 강의에 그 옛날 제주에 유배 온 인물들 때문에 많은 역사를 알게 되고 따라서 왕조 시대상을 들으면서 다시 하는 어릴 적의 역사 공부인양 그 시간이 무척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같은 학우들 중에선 전 “시장님”도 “부시장님”도 학교에 몸 바친 훌륭한 선생님들도 사업을 왕성하게 했던 인사들도 한때의“왕년에”를 접어두고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늙음을 잊어버리는 소중한 만남의 인연으로 화기애애한 장이 되기도 합니다.
“섬”인 제주의 애환들도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탐방 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 오는지 뿌듯한 그 시간이 기쁨으로 새로운 창의력과 의지력도 생겨났지요.
늙어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할 것이 아니라 오는 세월을 잘 활용할 줄 아는 향 내음 가득한 사람으로 용기와 희망을 창조해 보는 힘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멋진 “황혼의삶”이 되라고 "서귀포시" 에선 바라는 아무것도 없이 어르신이란 명칭아래 베풀어 주었던 것이 그들의 기대 이상으로 사회의 귀중한 제각각의 받침돌이 될 것이라 서귀포시와문화원에 감사드립니다.


서귀포시 성 행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