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통한 사랑실천으로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31일부터 8월3일까지(4일간) 제26차 소록도 나눔의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1980년 6월에 뜻있는 12명의 신자들이 모여 성다미안회를 조직하여 소록도와 인연을 맺고, 자원봉사 및 나눔의 활동을 펴오고 있다. 지금은 정회원 42명과 환우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250여명의 명예회원으로 구성 되어 년1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환우들을 제주로 초청하여 관광도 시켜드리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 한센 환우가정을 대상으로 월1회 방문하여 주거환경개선 및 노력봉사를 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함은 물론 성다미안 신부님의 사랑과 봉사와 순명 정신을 바탕으로 어두운 그늘에서 소외되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지내는 한센 환우들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금년에도 관심 있는 천주교 신자 및 일반인 200여명이 소록도 나눔의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주요활동 내용을 보면 이미용, 시계 및 선풍기 수리, 도배, 장판 깔기, 조경, 예초작업, 환우가정청소 및 주변정리 등 환우가정별 봉사활동을 위한 사전조사를 하여 활동프로그램을 수립, 팀별로 회의를 거치는 등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여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하였다. 특히 2~3개월 전부터 미용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환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봉사활동이 환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음을 보여 주는 일면이라고 생각되어 뿌듯함을 느낀다. 미용봉사는 도내 전문 미용사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생업을 잠시 뒤로 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훈훈한 정을 나누는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우리 제주사회도 살맛나는 사회가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필자도 시계 및 선풍기 수리팀에 참여하여 고장난 선풍기를 직접 수리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5년째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니 친분이 생겨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환우들도 있는데 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하느님 나라로 먼저 가신 분들도 몇몇 있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지만 그 영혼들을 위한 기도를 하며 다시금 떠올리곤 한다.
봉사활동 셋째 날 저녁에는 환우들 대표 및 봉사자들의 우정의 시간을 갖고 팀별 활동상황보고 및 소감발표 시간을 가졌다. 처음 참여한 봉사자들은 지금까지 나병환자들에 대해 말로만 듣다가 직접 만나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중·고등학생 몇몇은 예초작업, 도배, 장판 깔기 등 집에서는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하며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환우들을 생각하면 정말로 보람됐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얘기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특히 중환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식사보조, 기저귀 갈아주기, 대화나누기 등의 활동을 통해 봉사자들이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하고 들으면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주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성다미안 신부님의 한센환우에 대한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었다. 필자는 그분들을 통하여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바쁜 일상 중에도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살아가는 환우들뿐만 아니라 소외되고 외롭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따뜻한 삶의 정과 훈훈한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활동이 더 많은 사람들을 통해 이어져 풍성한 제주사회를 일구었으면 한다.
광양성당 사목평의회 총회장 이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