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교 보건교육 ‘실종’
선택과목 채택 학교 전무...수업시수도 부족
교과서 없이 수업...교육당국 지도감독 소홀
제주지역 일선 고교에서 보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학교의 경우 보건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으나 교육당국의 지도, 감독은 소홀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제주도교육청 업무 전반에 대해 지난 4월 18~29일 감사를 벌여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30개 고교 가운데 보건교과를 교양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는 단 1개교도 없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보건교과를 선택과목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고교에 내려 보낸 바 있다.
선택과목 대신 학교 재량수업 시간을 활용해 연간 17시간 이상의 보건교육을 실시토록 한 규정을 지킨 학교는 17개교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개교 가운데 11개교는 보건교육 시수가 부족했으며, 2개교는 아예 보건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내 고교의 2011학년도 보건교육 시수 현황을 살펴본 결과 10개교는 최소한으로 정해진 17시간보다 적게는 2시간, 많게는 12시간이 모자랐고, 심지어 4개교는 수업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
2007년 개정된 학교보건법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입시위주 교육과 벌칙조항 부재 등으로 인해 보건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거나 매우 형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교과 교재도 없이 보건교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자료 등을 이용해 수업하는 학교도 일부 있었다.
도감사위는 “일선 학교에서 보건교과를 선택과목으로 선택하지 않는 데다 보건교육 시수마저 줄어들면서 체계적인 학생보건교육을 규정한 학교보건법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감사위는 이어 “보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도교육청의 지도와 감독은 소홀하다”면서 “모든 학생에 대해 보건교육을 실시토록 의무화한 규정에 따라 보건교육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