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매립 새로운 갈등의 불씨
2011-07-26 김덕남 대기자
국토해양부는 25일 “탑동매립지 해안 북쪽으로 동방파제 591m와 서방파제 591m 등 1km가 넘는 방파제에 10만8628m의 공유수면을 매립해 요트 계류장과 유람선 부두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정부 3차 항만기본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러한 계획은 국가기간 산업발전과 지역주민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물류.레저 문화가 함께 하는 고부가 가치 항만을 만드는 데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경제적 논리의 접근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논리가 심각한 해양 오염과 생태환경 파괴 등 보이지 않은 무형의 사회.경제적 자산을 갉아먹는 것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탑동해안은 제주시민의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다. 각박한 생활에 온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던 정신적 휴식처였고 추억의 놀이터였다. 한 때는 조약돌 해변으로 명성을 날렸고 소라나 떡조개 고둥을 캐고 낚시를 했던 바다밭이기도 했었다.
이러한 추억의 탑동바다가 1980년대 1차 매립으로 사라져 버렸다. 당시 해녀와 어부 등 제주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에도 불구하고 경제논리에 의한 반환경적 개발행위를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탑동해안이 아니라 탑동 앞바다까지 매립하고 방파제 시설로 시민 휴식공간이며 정신적 고향을 파괴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등 행정당국은 재정 사정으로 월파 피해예방 시설 등 탑동 관리에 한계를 드러낸다는 이유로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이번의 조치를 환영하고 있지만 항만개발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에 대한 환경단체 등 시민의 저항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경제논리냐, 환경보호냐, 탑동바다 매립에 의한 3차 항만기본 계획은 또 다른 도민갈등과 여론 분열의 씨앗이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