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상대 보이스피싱 수법 교묘
70대 우체국 예금 5500만원 전재산 날릴 뻔
창구 직원 기지로 전화금융 사기 막아
2011-07-18 임성준 기자
제주시 삼도동에 사는 70대 노인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전재산 수천만원을 송두리 째 사기당할 뻔했으나 우체국 직원의 기지로 이를 막아내 화제다.
18일 제주우체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70대 고객이 우체국 창구를 방문해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정기예금통장에 들어 있는 5500만원을 모두 해약, 인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평소 군인연금 수령자로 우체국 거래를 자주 해왔던 터라, 여느 때와 달리 해약을 원하는 고객을 이상하게 여긴 우체국 고애숙(37) 대리는 최근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전화사기 사례를 들며 고객에게 중도해약 사유를 물었다.
고객은 00은행 여직원라며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와 '주민증록증을 분실하지 않았냐'라며, '경찰서와 금융감독원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협조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마포경찰서와 금융감독원이라며 차례로 전화가 걸려와 '어느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지'를 묻고, 고객 정보가 유출돼 누군가 인출해 갈 것 같으니, 1시간 내로 거래하는 우체국에 가서 모든 예금을 찾고 밖으로 나와서 전화(050-4863-9294)를 주면 고객의 예금을 안전하게 관리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우체국 고 대리는 고객에게 전화 사기임을 확인 시켜주고, 고객의 예금을 지켜낸 것.
이관수 제주우체국장은 “최근 보이스피싱의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며, "수상한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경찰이나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