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지사, 거짓말로 도민 속이려 했나
禹 지사, 거짓말로 도민 속이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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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과 관련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발언이 도민들을 속이려고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여부가 어떠하든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3일이었다. 우근민 지사는 제주도에 위임된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의 국가 환수 문제와 관련, 대 중앙(對 中央) 절충 결과를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 했다.
이 자리에서 우근민 지사는 자신 있게 말했다고 한다. “제주의 자연유산들을 한 곳에서 관리해 달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권고사항을 중앙 관계부처에 설명했더니 제주도의 입장을 받아들이더라. 문정호 환경부 차관 역시 제주도의 의견을 수용, 지방분권촉진위원회에 통보하겠다고 했다. 이제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는 100% 제주도가 맡는다. 장담하겠다. 책임을 지겠다”고 까지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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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근민 지사의 발언 내용이 하루 만에 정부에 의해 뒤집히고 말았다. 우지사가 브리핑을 한 다음 날인 14일, 환경부가 보도 자료를 통해 그 내용을 100% 번복해 버렸다.
환경부는 한마디로 우근민지사의 브리핑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의 국가 환원은 이미 지방분권위원회에서 결정이 난 사항이며, 우근민 지사의 환경부 차관 면담 시에도 이를 번복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설명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제주도의 요청을 중앙부처에서 받아들였다거나 문정호 환경부 차관이 제주도 의견을 받아들여 분권위원회에 통보 하겠다”는 등의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러한 일련의 보도들을 보면서 제주도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 때문이 아니다. 환경부, 혹은 우근민 지사 중 누군가 한 쪽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근민 지사가 도민을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거나, 환경부가 역시 같은 이유로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신뢰를 바탕으로 대소공사(大小公事)를 처리해야할 책임석의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도민들이 허탈해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제 우근민 지사는 엄청난 짐을 짊어지게 되었다. 공직을 걸어야 할 만큼의 무거운 짐이다. 우 지사는 13일의 기자브리핑이 도민을 속이는 것이 아니며 추호의 거짓말도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을 종전대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이것은 국립공원 관리권 회복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우근민 지사 자신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도 성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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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경우 제주도민을 속이고 거짓을 말한 것은 환경부가 된다. 이때는 환경부 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옳을 줄 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권이 끝내 국가 관리로 환원 될 경우 이번에는 우근민 지사가 도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한 결과가 된다. 만약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우근민 지사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매우 우려스럽다.
어차피 우근민 지사는 기자브리핑에서 자신만만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중앙부처도 제주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환경부 차관도 제주도 의견을 지방분권위에 통보 하겠다 했다.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는 100% 제주도가 맡는다. 장담한다. 책임지겠다”고 말이다. 우리는 바란다. 부디 우근민 지사가 도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한 도백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