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해안도로
용담 해안도로는 제주도내에서 가장먼저 개설된 해안도로 이면서 제주 시가지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즐겨 찾고 있다. 여기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용담 해안도로의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용두암에서 서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예전 소금이 귀하던 시절 바위를 이용하여 소금을 만들었던 돌 염전인 소금빌레가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걷다보면 조그마한 포구가 있는데 다끄네 포구이다. 다끄네 포구에는 예전에 등대가 없던 시절 등대 역할을 했던 도대불과 어부들과 해녀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했던 해신당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포구 입구에 보면 다끄네 물이라는 용천수를 볼 수가 있다. 다끄네 포구를 뒤로 하고 가다보면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된 수근연대를 만날 수가 있다.
좀 더 서쪽으로 가다보면 동물과 섯물이라는 용천수가 나온다. 동물은 남자, 섯물은 여자들의 이용하는 장소였다고 한다.
동물과 섯물을 지나 서쪽으로 가면 어영공원이 나온다. 어영공원에는 각종 조형물과 의자 등에 새겨진 시와 그림 등을 감상할 수가 있다. 그리고 제주시와 우호협정을 맺은 독일 로렐라이시의 로렐라이 요정상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서쪽으로 가면 액운을 막는다는 방사탑을 볼 수가 있다. 지금까지 걷다가 조금 관심을 갖고 보신 분들은 인도변에 새겨진 제주의 옛 사진과 제주어로 된 제주사람들의 삶의 지혜도 만나실 수가 있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시간을 잘 맞추고 오신다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저녁노을, 머리위로 손에 잡힐 듯 날아가는 비행기, 매립전 탑동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먹돌해안 횟집과 카페에서 나오는 휘황 찬란한 불빛과 그 불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부서지는 밤바다의 파도치는 모습도 놓칠 수 없는 광경이다.
그러나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공항과 해안도로의 확장으로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남겨놓은 수많은 이야기들의 있다는 것도 잊지는 말자. 이처럼 용담 해안도로에는 조그만 관심을 갖고 오시면 더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들을 만나실 수가 있다.
일상에서 혹은 더위에 힘들고 지칠 때 용담 해안도로를 한번 찾아보자. 이런 말이 새겨져 있다. “제주바당에 오민 부에난 것도 풀어지곡 눈물 젭질란 것도 몰라불곡” 용담 해안도로를 찾아 여름의 무더위, 일상의 스트레스, 슬픔과 노여움 모든 것들을 용담 바당에 다 내려놓고 가시라.
다른 제주 바당들도 그렇지만 용담 바당은 그 모든 것들을 다 받아줄 수 있을 만큼 넓고 넉넉하다. 그러나 단 하나 만은 잊지 말고 갖고 가시길 부탁드린다. 여러분의 갖고 오신 쓰레기다. 그래야 다음에 오실 때도 다른 것들을 다 내려놓고 삶의 여유로움을 갖고 가실 수가 있을 것이다.
용담2동장 김 경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