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동 주택 가스폭발, ‘고의 사고’ 추정

어머니 사인 ‘외부충격’...아들이 살해 후 자살 가능성

2011-06-29     한경훈
지난 27일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주택 가스폭발 사고(본보 28일자 5면)는 숨진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후 자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는 29일 중간수사 브리핑을 통해 가스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사체 부검결과 어머니 M씨(64)는 두부 함몰골절이 직접사인이고, 아들 K씨(36)는 화재와 가스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K씨 사체 부검결과 K씨가 폭발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생존했던 점, 현관 출입문이 잠긴 상태인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건에 외부인의 개입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결국 사체 부검 결과와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아들 K씨가 어머니를 먼저 살해하고 이를 비관하다 고의적으로 방화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K씨 사체가 발견된 주택 내 화장실 앞 의자 밑에서는 일회용 라이터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고, 안방과 거실에서는 연료용 부탄가스통(13㎏) 1개와 프레온가스통 2개, 시너통(20ℓ) 7개, 휴대용 부탄가스통 13개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수거됐다.
특히 사고 현장 앞에 주차해 있던 M씨의 자동차 안에서는 아들 K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제일 착했던 우리 엄마 정말 미안해요. 지옥이 존재한다면 내 몸 영원히 태워주길”이라는 내용의 방화를 암시하는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M씨가 평소 집에 있으면서 컴퓨터에 몰입하는 K씨에 대해 걱정을 했고, 이 때문에 다툼도 많았다는 주변의 진술을 확보했다.
M씨의 사망시점은 지난 24일 밤 10시 이후부터 폭발사고가 발생하기 이전 시간으로 추산되고 있다. M씨는 24일 밤 10시쯤 제주시내 모 업소에서 주방일을 끝내고 퇴근한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은 M씨를 살해한 범행도구, 사망자 통화내역, 시너와 프레온가스 등의 구입처 등의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