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피할 수 없다면 "평가를 즐기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어떤 것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갈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을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뜻이다. 평가를 즐길 수는 없을까?
“만년 하위 제주교육청 시·도교육청 평가서 4위로 껑충, 72억원 지원 받아” 작년 11월 어느 신문에 실린 기분 좋은 기사 제목이다. 2010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 9개 도교육청 가운데 종합 4위를 차지해 72억2,530만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교과부에서 2011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도는 충남, 경북, 충북에 이어 2년 연속 도 단위 종합 4위를 차지, 전국 1%의 한계를 뛰어 넘는 '작지만 큰 교육청'이라는 이미지를 되새기게 되었다. 2009년 이전까지는 7위에서 9위를 맴돌아 평가 최하위교육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점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다.
시·도교육청 평가방식이 2011년부터 정량평가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예산이나 물량 면으로 볼 때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하였지만 평가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분야별로 도 내외 교육전문가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교육정책 역량의 집중을 통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워크숍, 컨설팅 등을 실시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교육가족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2년 연속 중상위권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의 축구영웅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에서 이영표 선수가 한 말이 떠오른다. "재능이 있는 선수는 열심히 뛰는 선수를 이길 수 없고, 열심히 뛰는 선수는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선수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공자님 말씀이 업그레이드된 축구버전이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는 평가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보다 업그레이드된 평가 성적을 거두려면 평가를 즐겨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교육활동 및 자율성과 책무성이 얼마나 성장하였는가 측정하기 위해 평가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교원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부터 학교평가와 시·도교육청평가의 연계 체제를 구축하고 정량화하는 등 줄 세우기보다는 교육기관과 학교 교육의 질을 개선하려는 쪽으로 평가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작년까지 학교평가는 모든 분야를 총 망라한 정성평가 위주였으나 15개의 정량지표와 일부 정성평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로 한정하여 교직원들의 평가 준비를 위한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하고 있으며, 특히, 정량평가는 공시정보, 나이스, 교육통계, 에듀파인 등을 활용 평가함으로써 특색과제가 포함된 정성평가 이외에는 학교에서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안 되면 되게 하라!"와 같이 무조건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구호가 사라지고 언젠가 우리 주변에서 "인생을 즐겨라!"라는 '즐김'이라는 새로운 키워드 표현이 등장한 것처럼 "평가를 즐기자!"라는 구호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평가 상위권의 꿈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제주도교육청 평가담당사무관 한 세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