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있었다"...신영록 의식회복

"재활치료 따라 운동능력 돌아올 수도"...한라병원측 희망적 전망

2011-06-27     제주매일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신영록(24 ·제주 유나이티드)이 마침내 의식을 찾았다.
신영록을 치료하고 있는 제주 한라병원은 27일 브리핑을 갖고 "신영록의 의식상태가 굉장히 명료하다"라는 말로 신영록이 완전히 깨어났음을 확인해줬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많은 부분의 운동 능력이 돌아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신영록은 지난달 8일 K리그 대구FC와의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그라운드에서 의식을 잃은지 14일째 들어서면서 의식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간질 발작으로 인해 경련이 심해진데다 폐렴에서 비롯된 감염증이 심화돼 이내 다시 의식을 잃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는 등 40여일이 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해 우려를 낳았다.
한라병원은 "지난 13일부터 항생제 및 간질치료제 등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간질파가 사라졌다"면서 "21일부터는 흡입성 폐렴과 균혈증도 호전되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본인의 입으로 숨을 쉬게 되었다"며 경과를 전했다. 이어 "의식도 보호자를 알아보고 한 두마디 말을 알아들을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때부터 신영록은 인공호흡기를 달기 위해 절개했던 기관지 절개부위를 막으면 "엄마, 아빠. 배고파" 등의 간단한 말도 할 수 있게 됐다. 또 24일부터는 대소변 등 본인의 욕구를 직접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현재 신영록의 상태는 무산소뇌손상에 의한 기저핵(基底核) 부위의 손상으로 사지의 세밀한 움직임에 장애가 있으나 각성 상태는 명료해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상태로 호전되어가고 있다"며 "마비 증상도 없으므로 추후 재활치료에 따라서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 참석한 전종은 신경과장은 "팔다리를 본인 뜻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기저핵 부위가 망가져 세밀한 몸의 움직임은 어렵다"면서 "하지만 의식상태는 굉장히 명료하다. 주변 사람을 다 알아본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했던 뇌손상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그는 "대뇌피질의 손상이 적었기 때문에 기억력에 크게 문제는 없다. 하지만 운동의 세밀한 부분을 조정하는 기저핵의 손상으로 운동 장애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꾸준한 재활 치료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재활 치료는 본인 의지가 중요한데 신영록은 자기 상황에 대한 인식과 재활 의지가 강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며 낙관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요하는 재활이 숙제로 남아있음도 강조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많은 부분의 운동능력이 돌아올 것"이라고 밝힌 그는 "앞으로도 간질 발작을 억제하고 (고용량 간질치료제 투여로 인해 간에 쌓인) 간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꾸준히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활은 의식이 깨어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