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 MICE 산업 경쟁력과 과제(상)

타 시도 전시컨벤션 앞다퉈 시설 확충
"대규모 마이스 행사 유치 위해 다목적홀 등 인프라 구축해야"
도, 육성 의지 의문...전담 기구 통합 개편.위상 높여야

2011-06-19     임성준 기자

국제협회연합(UIA)이 최근 발표한 '2010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제주는 세계 27위로 전년보다 2단계 상승했지만 국내 도시 가운데 서울에 이은 2위 자리를 부산에 내줬다. 아시아순위도 7위로 전년보다 1단계 하락했다.
제주가 동북아 마이스(MICE) 거점도시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가간, 도시간 마이스 유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 국내 각 지자체는 앞다퉈 전시컨벤션센터 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며 마이스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타 시도 사례에 비춰 제 주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대구 엑스코가 이달 중 시설 확충이 완료되고 , 뒤이어 9월에 경기도 킨덱스, 내년 6월엔 부산 벡스코가 시설 확충 공사를 마친다.

제주와 경쟁 관계에 있는 부산의 의지는 남다르다.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마이스 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는 부산은 개장 10주년을 맞는 내년, 벡스코에 전시관 신관과 4000석 규모의 오디토리움(계단식 회의장)을 새로 건립한다.

이에 맞춰 전시팀을 2개로 분리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마이스 행사와 문화공연 행사의 병행 유치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벤치마킹과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개장 초기인 10년 전 허허벌판이던 해운대 벡스코 주변은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 등 초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 '부산의 맨해튼'이라고 불리는 센텀시티가 조성 중이다.

설재훈 벡스코 홍보팀 차장은 "과거 MICE 불모지에서 센텀시티 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주요한 역할 수행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벡스코 자체가 부산의 인프라(MICE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벡스코의 경우 회의임대사업 대비 전시임대사업 비중이 약 10배 이상 낮게 시행되고 있으나, 실제적인 수익률 창출은 전시임대사업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흑자 구조화를 위해서는 전시장 또는 전시사업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설 팀장은 하지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자체의 적자만 문제 삼으면 안되는 이유가 제주의 시장 상황 상 전시산업 발전이 미흡하기 때문에 적자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고, 센터에서 개최된 MICE 행사 뿐만이 아니라, 센터의 존재 자체로 인해 지역내 타 MICE행사 유치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며 "제주의 경우 자연적인 측면과 관광 인프라 면에서 매우 우수한 배경을 갖고 있어, 기업 인센티브 투어에 특화된 MICE 행사를 유치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다은 부산관광컨벤션뷰로 팀장은 "부산의 경우, 해외시장마케팅을 위해 도시마케팅을 우선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MICE행사 뿐 아니라 도시브랜드를 상승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부산시 4대전략사업과 연계한 MICE행사 유치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해양물류 항만, 영상영화 산업과 연계된 MICE행사 유치를 주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제주 역시 제주의 전략 사업 및 기반산업과 연계된 MICE행사 유치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서울시 컨벤션전담기구인 주식회사 서울관광마케팅 컨벤션뷰로가 보다 많은 국제회의와 기업회의를 유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회의를 유치할 경우 유치.홍보.개최 단계별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울은 무엇보다 접근성을 내세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도심까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을 마이스 행사 유치에 홍보하고 있다.

박진혁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 국제마케팅운영팀장은 "제주도는 외국 마이스 참가자들이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을 경유해 제주공항, 회의.숙박 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된다"며 "접근성 문제는 제주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박 팀장은 "제주 기점 노선의 절대적 부족 문제와 수용능력 한계는 향후 대형 MICE 유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종합적인 MICE 인프라 구축 예산이 필요하고, 제주 MICE행사 참가자들이 실질적으로 제주지역경제에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복합콤플렉스와 같은 대형 쇼핑센터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이스 전담 조직 체계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은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와 달리, 서울관광마케팅과 컨벤션뷰로를 통합한 주식회사가 컨벤션 유치 개최 활성화, 해외마케팅 강화,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와 코트라, 현대건설 컨소시엄 등이 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는 벡스코의 사장은 초대 부산시 관료출신에서 2, 3대 사장은 코트라 출신 전문가가 이끌고 있다. 컨벤션뷰로 이사장은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맡고 있다.

홍성화 제주광역경제권선도산업지원단 MICE PD(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 또한 타 시도 처럼 도지사 직속 산하기관 또는 제주컨벤션뷰로 이사장에 부지사를 임명하는 등 행정 및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해 제주도 고위직(부지사급)이 제주 MICE의 수장이 돼 제주 MICE산업 전체를 아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