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

2011-06-15     오경현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30%를 넘어섰고, 당뇨병 유병률은 10%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고혈압, 당뇨병을 위시한 만성질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고 이에 따라 여기에 들어가는 의료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성질환 관리에 투입되는 비용은 만족할 만한 효과를 내고 있을까?
한국인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최근 10년 사이 2배가 증가하였고 뇌졸중, 당뇨병 사망자수는 OECD 평균의 2배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고혈압의 경우 전체 유병자 중에서 실제치료율은 50% 미만이며 지속치료율은 25%, 치료제 복용자 중 조절율은 55%에 불과하다. 당뇨병의 경우도 전체 유병자 중의 실제치료율은 54%이고 지속치료율은 30%, 치료제 복용자 중 조절율은 23%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일상적인 진료실의 풍경을 떠올려 보자. 많은 환자들은 병원 대기실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만 막상 의사를 만나면 잠깐 동안 혈압이나 혈당을 검사하고 같은 약만 다시 처방받는다. 설사 조절이 잘 안되더라도 기존의 약 용량을 올리거나 새로운 약을 추가하는 정도에 그친다.
사실 만성질환 관리는 약물요법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과 같은 생활요법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자가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생활요법의 중요성을 개론적인 수준에서만 강조할 뿐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알려주진 않는다. 의사들도 이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현재의 의료시스템도 이를 촉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현재의 만성질환 관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만성질환관리사업이 주로 집단 교육에 의지했다면 새로운 사업은 진료실 내에서의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상담 교육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자가 관리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서귀포의료원에서도 지방의료원 공공보건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만성질환 전담 전문의와 간호사, 영양사로 구성된 전문 의료진에 의한 1:1 맞춤형 상담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 개개인은 자가 관리가 가능해지고 만성질환 관리의 수준은 한 층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