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태계의 허파, 곶자왈

2011-06-12     좌달희

원시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368 개의 오름, 난대·온대·한대·아고산대에 걸쳐 자생하고 있는 2,100 종의 식물을 비롯해 육상 및 바다 동·식물 등 총 7,800여 종이 살아 숨쉬는 제주는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이다.
  제주의 이러한 가치를 인정해 세계 440개소 중 28개소의 명소로 지정되어 세계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다. 유네스코에서도 2002년 12월 설악산에 이어 제주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으며, 2007년 6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에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제주 전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함으로서 세계최초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하였다.

곶자왈 보전이 왜 중요한가
  이렇듯 제주가 세계최초로 유네스코가 인정한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의 그 이면에는 제주 생태계의 허파, 곶자왈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곶자왈이란 용암의 암괴들이 불규칙하게 얽혀있고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며,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을 말한다. 식생이 양호하고 하부는 수십겹의 용암층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어 지하수 함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보습효과를 일으켜 열대식물이 북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식물이 남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이루고 있다.
  곶자왈 지대는 토양의 발달이 빈약하고 크고 작은 암괴들이 매우 두껍게 쌓여 있어 아무리 많은 비가 올 지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되어 맑고 깨끗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한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자랑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소비해주어 생태계의 허파역할을 한다. 곶자왈에는 제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제주산 양치식물인 제주고사리삼, 한국미기록종인 창일엽과 제주암고사리,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 미기록 목본식물인 천량금, 환경부 희귀식물인 붓순 나무, 환경부 보호식물 지정이 필요한 개톱날고사리 등 식물 다양성 보고(寶庫)이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노력
  곶자왈의 면적은 도에서 구축한 GIS상 107㎢로 대부분 지하수자원 보전 지역 2등급과 생태계보전 1~5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생태계 1~2등급 지역은 개발이 불가능하며,  3등급 지역에 대하여는 30%범위 내에서만 개발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곶자왈 내 멸종위기 동·식물이 확인된 경우에는 생태계 1등급으로, 자연림이 확인된 경우에는 생태계 2등급, 2차림 군락지가 확인된 경우에는 생태계 3등급으로 지정하여 산림형질 변경 및 벌채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곶자왈은 도 전체 면적(1,848㎢)의 약 0.58%(107㎢)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 중 61%인 66㎢가 사유지에 해당되어 각종 개발사업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따라 곶자왈의 지속적인 관리보전을 위하여 2016년까지 10개년 계획으로 사유 곶자왈 66㎢의 10%인 6.6㎢를 매입 또는 기증받아  ‘곶자왈 공유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보전가치가 높은 곶자왈 지역의 산림생태를 보전하기 위하여 지난 2009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국비 312억여원을 투입하여 사유 곶자왈 250ha를 매입키로 하여 지금까지 239ha를 매입 완료했다. 그리고 곶자왈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지속적인 활용을 위하여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약 200만㎡ 규모를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한편, 앞으로 체계적인 관리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곶자왈 보전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오랜 세월 숱한 생명을 품으며 살아온 제주 생태계의 허파인 곶자왈 지키기에 도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곶자왈은 우리 미래세대가 소유해야 할 소중한 생명수의 어머니이며 젖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