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보 그리고 두점박이 사슴벌레의 슬픔

2011-06-08     임 광 철

 

두점박이 사슴벌레, 슬픈 이름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보호종. 환경부 승인 없이는 마음대로 잡을 수도 없는 보석 같은 곤충. 고향은 서귀포시 돈내코이다.
오직 제주에서만 살 수 있는 곤충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향을 떠나 울산대공원 곤충 생태관에서 살고 있다. 관광객과 어린이의 사랑을 흠뻑 받으면서 말이다.
아마 고향에서는 아무도 관심도 없고 알아주는 이도 없이. 너무도 외롭고, 자기 형제와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공포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이 정착한 그곳에서 많은 형제가 생겨나고 안락한 생활환경을 만났으니 행복할 만도 하다.
그리고 지금 거주하는 곳에서 최고의 보물로 대접받으면서 울산대공원의 가치를 한껏 높여주고 있고, 울산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울산대공원에서 보물을 보는 남다른 눈이 있어 가능했다. 울산대공원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009년 서귀포시 돈내코에서 환경부 승인을 받아 두점박이 사슴벌레 두 쌍을 포획해 꾸준히 인공증식을 연구한 끝에 유충을 낳고 성충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애벌레에서 성충이 된 두점박이 사슴벌레는 현재 개체수가 200여 마리로 늘어났고, 이제는 보호를 넘어 종의 증식차원에서 멸종위기 곤충관리 협약을 맺은 공공기관에 무료로 분양할 계획이다.
울산은 사슴벌레로 인하여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곤충 생태관을 찾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큰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경제에 대한 이익과 더불어 환경을 소중히 여긴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더욱 품위 있는 브랜드 가치를 부각시켜주고 있다.
우리는 가까이에 이런 소중한 보물이 있는데도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고.
품위 있는 자본주의가 아닌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로만 사물을 바라보아 후손에게 진정 소중한 가치를 물려주지 못하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 든다.
우리는 참 바보다. 가까이에 있는 가치는 잡지 못하면서 먼 곳에 있는 신기루만 잡으려하는. 진정한 가치는 우리의 자존을 지키면서, 우리의 것으로 승부할 때 전국 최고, 아니 세계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고 있는 두점박이 사슴벌레의 슬픔을 우리가 감싸 안자. 도내 기업이든, 출향인사든 자본이 있다면 우리의 재산 곤충을 보호하고 알릴 수 있는 생태환경에 투자하자.
100억이 있으면 무엇하랴?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의 가치는 달라진다. 진정 값어치 있게 돈을 써보자.
두점박이 사슴벌레의 브랜드를 뺏기지 않도록 우리의 소중함을 지켜나가자.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나비를 연구한 나비박사 석주명님의 브랜드를 살리지 못하고 함평에 나비 브랜드를 뺏긴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말자.

서귀포시 스포츠지원과 스포츠지원담당 임 광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