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도의회 다수당 자격 있다
농민 두 번 울리는 ‘마늘 도둑놈’들
민주, 도의회 다수당 자격 있다
여-야 정당들 중 제주도 의회에서의 절대 다수당은 민주당이다. 어디 도의회뿐인가. 도내 3석(席)뿐인 국회 의석도 민주당이 독식(獨食)하고 있다. 제주지역만을 놓고 봤을 때 여당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인 셈이다. 현역 우근민 지사도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 한 때 유력한 예비 후보군의 한 사람이었다. 그가 속사정이 있어 무속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그런데 도의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그제 282회 임시회를 앞둔 간담회에서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을 부동의 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고 한다. 참으로 값진 당론이다. 제주도 의회 일부 의원들은 업체 관계자와 함께 여론기관을 찾아다니며 지하수 증산의 필요성을 대변해 주는가 하면, 여론 수렴의 명분을 내세워 ‘집담회’라는 연극을 꾸며 한국공항(주)을 편드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은 등 재벌의 시녀 역할까지 했다는 비판을 받아 오던 터다. 민주당의 이번 ‘부동의 당론’은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빛난다.
현재 민주당 소속 도의원은 20명이다. 임시회를 앞둔 민주당 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소속의원은 18명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참석치 못함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한다. 이렇듯 대부분의 소속의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결정된 당론이기 때문에 지켜질 것임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말이지 역시 민주당은 제주도 의회에서 다수당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한나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집권 여당이라고 자처하는 것만으로 도민들이 지지를 보내 줄 것으로 안 다면 착각이다. 한국공항 지하수 증산 문제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당론 하나 결정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소신 있는 집권당이라면 지하수 증산 문제를 놓고 재벌과 도민사이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 이 눈치 저 눈치 살필 일이 아니다. 제주 지하수의 사유화를 막는 일에 용단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명년 총선과 다음 지방선거 때도 참패를 면치 못할지도 모른다. 군소 야당의 도의원들이나 교육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지하수 증산동의안에 찬동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농민 두 번 울리는 ‘마늘 도둑놈’들
요즘 가슴 속으로 울고 있는 농민들이 많다. 배추 등 봄채소 값이 엉망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식 기르듯 손수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가슴 울음’은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런데 농민들을 두 번 울리는 ‘못된 놈’들이 있다. 바로 ‘마늘 도둑놈’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세가 좋은 농작물만을 골라 훔쳐간다는 것이다. 감귤 값이 좋으면 감귤을 훔쳐가고, 당근 값이 오르면 당근을 훔쳐 간다.
요즘에는 봄배추 등이 헐값인 반면, 마늘 값이 올라가자 마늘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역시 농민들의 ‘가슴 울음’을 모르는 것일까. 헐값 농작물로 상처 난 가슴을, 모처럼 호가(好價)의 마늘 값으로 달래려 했는데 이번에는 도둑놈들이 다시 농민들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 얘기로는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발생한 마늘도둑 사건이 5건이라고 한다. 생산 현장에서 건조 중인 마늘 800kg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화물차까지 동원해서 훔쳐간다니 계획적인 범행임에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헐값에 우는 농민들을 두 번 울리는 마늘 도둑의 염치를 바로 잡는 길은 모든 범인을 한사람도 놓치지 말고 모두 붙잡아 엄벌에 처하는 것 밖에 별 방법이 없다. 처벌이 약하면 범죄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농민을 울리는 저질 마늘 도둑들에게는 일벌백계(一罰百戒)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