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졸락코지

2011-05-24     송 순 강

 

70년대 중반만 해도 제주시 산지천 부근에는 두 곳의 명물이 있었다.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왜정시대에 지어진 주정공장 굴뚝이다. 또 한곳은 60여년 넘게 끈질기게 지탱해왔던 졸락코지이다. 산지천 용진교 북쪽 바닷가에는 졸락(어류)이 많이 잡힌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제주 도민이나 멀리 육지에서 찾아온 15세 이상 남성들은 졸락코지가 어떤 곳인지 잘 안다. 졸락코지는 일생에 첫 동정(童貞)을 바치기 위해 윤락녀를 찾아가는 집창촌이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2004년 이전만 해도 성(性)을 사고파는 여자들이 모여 살아가는 동네였다. 한때는 20대에서 40대 미만 여인 약 100여명이 집단 적으로 생활 하던 곳이다.
호시절 다 지나고 어느 날 갑자기 창녀라는 직업인들은 단체로 달나라로 이민을 가버렸다. 우리들의 젊은 날 친구 끼리 재미로 또는 단체로 가보고, 그 허탈감에 어찌할 줄 몰랐던 날들이 있었다. 전방에 근무 하던 장병들 역시 휴가 귀대시 무용담 이야기였다. 돈만 주면 아주 쉽게 남자들의 요구를 배출시키던 그런 곳이 성매매 금지법으로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
지구가 멸망해도 도박과 성매매는 영원히 죽지 않고 존재 한다. 그야말로 끈질긴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그 많던 여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니면 남자들의 본능이 갑자기 없어지면서 착한 사나이들이 되었단 말인가? 그러나 본능은 살아있다.
영화 “실미도”에서 남자들이 본능을 어찌하지 못하고 죽을 줄 알면서도 강간을 하고 처형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 오싹했다. 피 튀는 고통이 요구되는 훈련 속에서도 본능의 욕구는 살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성매매는 우리 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성범죄를 무섭게 처벌하는 이슬람 국가에서도 성매매는 존재한다. 2004년 성매매가 금지 되면서 여성단체와 윤락녀들간의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단체는 한국의 성문화를 스웨덴식으로 가자고 주장한다. 여기서 스웨덴식은 성 판매자 뿐 아니라 성 구매자까지 처벌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윤락녀는 영원히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락녀들은 여성단체들은 인간으로 보지 않고 벌레 보듯 한다. 2차대전 패망한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윤락을 시작해 직업여성들을 상대로 양공주라 매도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성매매를 옹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지난 17일 보도에 따르면 영등포 일대에서 400여명이 윤락녀가 시위를 벌였다. 지구로 귀환한 여성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해 극렬한 투쟁도 점차 높아 질 것 같다.
옳고 그른 방법을 떠나 이론은 둥글며 법은 사각이 아니다.
수천년 동안 내려온 관습화된 성매매 문화나 부패,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다른 직업으로 전환 교육이나 지원책도 충분치 않은 채 사선으로 모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한때 생명줄을 이어가기 위해 불나방처럼 육신과 마음을 불태운 이들에게 좋은 해법을 기대해본다. 

제주시 산림조합 이사 송 순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