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앞둬 40년만에 중학교 재취학

원경 승려, 서귀포시 신산중 3학년에

2011-05-18     좌광일

환갑을 앞둔 승려가 배움에 대한 한(恨)을 풀기 위해 제주의 한 중학교에 늦깎이로 재취학해 화제다.

주인공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지장암 주지인 원경(圓炅.57.속명 정성도) 승려.

신산중학교(교장 김동진)는 18일자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했던 원경 승려의 3학년 재취학을 허가했다.

배움에 대한 남다른 그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1953년 4남 5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1972년 신산중학교 3학년 시절 궁핍한 가정 형편 때문에 학비를 내지 못해 결국 학업을 중도 포기해야 했다.

당시 그의 가족은 어머니가 남의 집에서 밭일을 도와주며 번 돈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가난했다.

뜻하지 않게 학교를 그만 둔 그는 바로 군에 입대했고 이후 고향을 떠나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06년 태고종립 동방불교대학을 졸업하며 출가했다.

늘 배움에 목말랐던 그는 2년 전 작고한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고자 용기를 내 학교 문을 다시 두드렸다.

그는 “‘형편이 나아지면 반드시 학업을 계속하라’는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고자 재취학을 신청했는데 학교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40년만에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 그는 이제 손자뻘되는 학생들과의 학교 생활에 가슴이 설레인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도 진학해 배움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