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부처님 오신 날
오늘은 불기 2555년 부처님 탄신일이다. 대한 불교조계종 충무원장 자승(慈乘)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깨달음을 위해서는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이웃이며 동반자이고, 이런 이치를 알게 되면 부처님의 자비 속에서 모두를 용서하고 이해하며 상생하는 대승적 화해의 길을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를 존귀하게 여기듯이 ‘남’ 또한 존귀한 존재이며, 자신의 종교적 확신이 다른 종교에 대한 공격도구가 돼서는 안 되고, 서로 ‘다름’을 인정 할 때 우리의 삶에 평화가 찾아오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 천주교 서울 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불교신자들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를 통해 “우리민족이 유구한 역사에 걸쳐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불교의 위대한 가르침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 이라며 국내외적으로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은 이런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나눔과 자비의 정신이며 이러한 가치관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이 세상은 더욱 밝고 건강해 질것이라고 말했다.
부천님 오신 날을 맞아 불교에 대해 생각을 하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것은 책임을 맡은 스님, 교구장 뿐 아니라 누구나 삶을 추스르고 싶은 마음의 구석은 있을 것이다.
불교는 세계의 종교 중에서도 마음공부 종교라고 한다. 기복(祈福)종교가 아니라는 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인성(人性)이며, 인성은 청빈과 자비(慈悲)품성이다. 불교교리에서 삶의 가치는 인성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교문화가 인간의 정신세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해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불교는 불경의 가치와 정신문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이어져 왔기에 지금의 건강한 사회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의 불교신도는 중국, 인도를 포함하여 15억 명 정도라고 한다.< daum.net, victorkorea>
불가에서 말하는 삼계화택(三界火宅)을 현대적의미로 생각해보면 세 가지 욕망을 비우라는 말이다. 이 세 가지 욕망은 마르크스의 물욕(物慾)과 프리드리히 니체의 명예욕(名譽慾), 그리고 프로이드의 성욕(性慾)이 삼욕(三欲) 이다. 이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이세가지 욕심을 접고 마음의 청정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에서 말하는 화택(火宅)피하는 불심이다.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법계가 청정해 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욕심을 비운다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실질적으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접는다는 것은 보통사람에게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이런 경지에 이르는 것을 불교경구로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해탈은 고뇌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청정한 영혼을 의미한다.
사바세계라는 욕심의 경쟁사회에서 불가의 청정한 영혼이 우리사회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만은 분명한 것이다.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나면 수천만송이 연꽃이 피어난다는 불교의 교리가 있다.
이 말을 추상적이라고 생각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들의 집안에서 어머니나 아버지 또는 식구 한사람 마음의 지극히 청정하면 이 청정의 향기가 메아리가 되어 모든 식구에게 파급시킨다.
그러나 가정의 중심인 어머니 마음의 불안하면 그것이 아버지에게 전파되고, 바로 자식들에게도 옮겨진다. 우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기에 어느 한 가지가 이상이 생기면 나무 전체가 이상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불가의 마음은 사회를 맑게 하는 버팀목이라는 것이다.
나는 종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이 나이까지 불교의 경전, 기독교, 천주교의 바이블, 이슬람교의 코란(번역판)등을 조금 읽은 어설픈 상식으로 종교를 생각하는 것이 전부다. 허지만 종교에 가까이 하고 싶어지는 것은 우리들에게 처해지는 고통과 나약함, 그래서 기대고 싶은 것이 지금이 내 생각이다.
나는 종교도 잘 모를뿐더러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른다. 유신론자도 아니고 무신론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열렬한 불교 신자도 아니고 기독교 신자도 아니다. 그냥 그저 모르는 자일뿐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의 요지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으로서 이 마음이 모든 것을 짓는다는 생각을 한다.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이 마음은 모든 것을 인식하고 개념화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종교에 관한 모든 것, 하늘도, 땅도, 사람도, 결국은 생각하기에 따라 천당도 되고 지옥도 된다는 논리가 불교의 마음공부인지도 모른다.
신이 있다, 없다하는 넋두리는 시간이 여유가 있고, 팔자좋은 사람들의 부르는 흥 타령일 수 있다. 옆에서 가족이 세상을 등지고 지인들이 유명을 달리 하는데 종교를 안 찾고 견딜 수 없는 것이 요즘 나의 속 좁은 마음이다.
그래서 오늘 같은 부처님 탄신일에는 삼계욕심을 비우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고 작심삼일 결심을 해본다.
수필가 김 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