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파도와 같은 시간들”
김창화씨 시집 ‘바다와 어머니’ 펴내
2011-04-27 고안석
손엔 빗창, 종개호미를/ 가슴엔 태왁을 안고/이어도를 부르며
질둥이 성창둥이 키우는 정성에/ 물새 날개짓 하듯/ 쉼임 없는 자맥질
마주쳐 오는/ 하늬바람도 따스함으로
고단함을 삭히는 여유로움은/ 인내의 산물인 것을.
(‘바당의 어멍 해녀2’ 중에서)
김창화씨가 시집 ‘바다와 어머니’를 펴냈다.
이 시집은 ▲애월에 가면 ▲바다와 어머니 ▲고향 친구들 ▲남뜨르 단애에서 ▲낙화 감꽃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큰 줄기 속에는 작가의 감성이 담긴 10여편의 시들이 실려있다.
작가는 이번 시집에서 자연의 정경과 시인의 정서가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을 통해 자아의 내면 깊이에 흐르는 파도와 같은 시간들을 시적 행간에 풀어놓고 있다.
이런 시간에는 순수성과 진정성이 짙게 묻어난다. 작가에 있어 가을 시어의 시간은 ‘대낮의 부산했던 시간들’이자 ‘순간순간 스쳐가는 유정들’이며 ‘몸 속의 뜨거운 열정을 식혀드는 시간’이기도 하고 ‘내 안의 목마른 갈증’이다.
그래서 이 세상의 시간은 작가에게는 ‘소용돌이치며 도는 세상’‘덧셈, 뺄셈 공식이 맞지 않는 시간’인 셈이다.
시적 행간 속을 채색하고 있는 바다는 어머니에 대한 근원적 사랑이다.
아들로서 어버이에게 느끼는 사랑이 바다라는 이미지에 그대로 투영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