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해저상수도 통수식의 감회

2011-04-24     강영수

지난 2009년 1월 28일 우도 설촌이래 큰 경사였던 해저상수도 기공식이 있었다. 소의 해 소섬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
나는 당시 해저상수도 기공식 현장을 지켜보며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우도는 식수를 할 만한 용천수나 지하수가 없는 곳이다. 마을 한두 군데 봉천수통의 빗물은 귀중한 생명수였다. 그 물은 온갖 민물의 유충 서식지였다. 물을 허벅에 길 때도 바가지나 손으로 툭툭 물위를 치고 유충을 쫓기도 했다. 유충이 많은 여름철에는 천망사로 걸었고 끓이지도 않고 식수로 썼다.
위생이기 보다 양적으로 생활용수가 많았으면 했다. 세수하고 난 물로 발 씻고, 발 씻고 난 물로 빨래도 하고 걸레를 빨아 청소를 했다. 갈수기에는 허벅으로 물 배급을 받았다. 물 도방을 섰던 생각과 이웃마을 물 동냥을 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허드렛물은 비가 올 때 초가집 짚이 울어난 불그스레한 물을 항아리마다 받아쓰곤 했다. 물 때문에 웃고 울었던, 우도라고 자랑도 못 했던 그런 시절이었다.
수건에 물을 적시고 얼굴과 몸을 닦았던 시절 감회도 남다르다. 흉년에 먹다 남는 것은 물이라 했지만 우도의 물 사정은 그러지 못 했다.
갓 시집 온 새색시들이 고개를 숙이고 새벽에 색동 한복에 물 허벅을 지고 다녔던 모습도 정겨웠다. 
6,70년대 새마을 사업 운동의 붐으로 초가집 지붕개량이 있었다. 초가를 걷어내 슬레이트를 덮고 마당공간에 물 저장탱크를 만들어 빗물을 받아 마시곤 했다. 당시에는 인체에 해로운 석면 재질 등 유해물질을 탓하거나 생각 할 수도 없었다. 일부 가정에는 지금도 당시의 물탱크를 활용하고 있다.
그 후 우도봉 아래쪽에 대형저수지시설과 염지하수 공급, 1999년 담수화 시설로 하루 500톤 규모의 식수난을 해결하게 됐었다. 지금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지만 저수지에 빗물은 식수로 사용을 못했다.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는 우도주민들에게 양질의 물 공급을 위한 노력의 성과로 2010년 12월 21일부터 본도의 도민들과 같은 물을 마시게 되었다. 우도로서는 획기적인 변화였고 물 역사의 한 족적의 날이기도 했다.
2011년 우도에서 제29회 제주유채꽃큰잔치와 제3회 우도소라축제 개회식에 이어 조촐한 통수 행사를 보며 그 어느 행사보다도 감성에 젖어 마음 짠 해 짐은 왜였을까?   
꿈과 희망사항으로만 갈망해왔던 해저상수도……. 집안 큰일이나 갈수기 때 물 때문에 아렸던 시절을 생각 하면 눈물겹기까지 하다.
완공되기까지 큰 민원 없이 사업에 협조해주신 제주특별자치도 상수도본부를 비롯한 관련 사업체와 단체에 진심으로 고마운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해저상수도를 우도와 연결하는데 접촉 마을인 구좌읍 종달리 주민들의 협조와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 우도는 소의 발걸음처럼 앞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갈 것이다.    

제주시 우도면 조일리 강 영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