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화두

2004-12-27     김용덕 기자

전국적으로 올해 세밑 체감경기가 98년 IMF때보다 최악이라고 한다. 이는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그나마 감귤 값이 98년 이후 최고 값을 받으면서 위안을 주고 있다. 그런데 돈이 없다. 지역에 돈이 안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지역경제는 끝간데 없이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전국 각 지자체가 내년 최고, 최우선 정책으로 지역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접어든 요즘 홀로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정, 편부 편모아동, 집단시설 등 저소득층은 하루나기도 버거운 상태다.
이를 감안, 제주도를 비롯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과 남제주군 등 도내 각 지자체는 새해 화두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활성화를 최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다. 정책 수립이야 쉽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데 지역주민이 동참하지 않고는 먼 산 얘기일 수밖에 없다.

▶지금 제주지역에는 돈을 풀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요즘 감귤 값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머니는 웬만해선 열리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들어온 돈은 수년간 빚진 채무를 갚는데 쓰이고 있다. 그래서 돈은 고스란히 금융기관에 쌓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에서 대대적으로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돈 장사에만 눈이 어두운 그들에게 ‘새해 화두로 꼽힌 지역경제살리기’는 남의 얘기로만 들릴 뿐이다.

▶예전에는 감귤 값만 좋으면 제주지역에는 돈이 풍족하게 나돌았다. 그래서일까.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이때만 되면 서귀포 등 산남지역에선 여기저기서 도박판이 열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디에도 이 같은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산남지역 사람들은 “참 격세지감이네”라고 푸념한다.
그래서 일까. 공무원과 사회단체 등 자생단체들이 이른바 ‘서민들 주머니 털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주일에 한번 재래시장 이용하기, 연말연시 3만원 범위내에서 친척, 친구 등에게 선물 하기 등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이렇게 보면 새해 화두는 ‘나부터 주머니 털어 지역경제살리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