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톡톡'
농협연합사업단 출범 10년
작년 785억, 10년 새 18배 '껑충'...올해 1000억 목표
농업인 조직화.소비자 맞춤형 마케팅 강화 과제
2011-03-29 임성준 기자
전국 농협마다 지역농산물 연합마케팅을 위해 연합사업단을 구성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농협(본부장 김상오)은 이미 10년 전부터 기존의 생산자별 소규모 분산 출하를 대형화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연합사업단을 출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785억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 1000억원어치를 팔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제주농협은 이 같은 든든한 유통망을 활용해 유통 기능이 취약한 제주도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제주마씸' 판로 지원에도 나섰다. 농협 농산물 유통사업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농산물 유통은 제주농협 연합사업단이 책임지겠습니다'
출범 10년을 맞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이하 제주농협) 연합사업단의 연합마케팅 판매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세를 올리고 있다.
농협 연합마케팅 판매사업은 지역 농산물 유통 구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농협 경제사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제주농협 연합사업단은 2002년 기존의 생산자별 소규모 분산 출하를 대형화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참여조합으로부터 판매를 위탁받아 대형유통업체나 도매시장에 납품하는 형태다.
소량 다품목 재배 농가가 많고 출하도 제각각이어서 물량이 분산돼 그동안 소비지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계 선별과 포장 등 농산물 상품화를 위한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아 조합에서도 판매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연합사업이다.
참여 농협은 출범 첫해 8개 지역농협에서 현재 19개로 늘었다.
제주농협 연합사업단은 2002년 11월 제주시 지역 고산·구좌농협, 서귀포시 지역 서귀포·효돈·위미·남원·표선·성산농협 등 8개 지역농협이 참여, ‘한라라이’ 공동브랜드를 갖고 발족했다.
연합사업단은 2004년 2월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유통지원팀을 연합사업 전담팀으로 구성했다.
연합사업단은 유통지원팀장을 사업단장으로 해 본격 업무에 착수, 2006년 1월 제주시 지역 김녕농협, 서귀포시 지역 대정·중문농협을 추가로 참여시켜 농림부로부터 제주지역 공동마케팅 조직으로 선정됐다.
연합사업단은 2006년 10월 ‘햇살바람’을 공동브랜드로 출범시켰고 2007년 10월에는 ‘2008년 과실브랜드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 5월 기존 제주지역 조합공동사업법인과 사업통합을 이뤄내 조합공동사업법인을 공동마케팅 주체로 육성시켜 나가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산지유통종합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연합사업단은 고산과 김녕농협 깐마늘과 대정농협 흙마늘, 구좌,성산농협 당근(세척.흙당근)과 무 등 채소류와 서귀포지역 농협의 감귤을 주 품목으로 전국 농협유통망을 통해 출하하고 있다.
이어 이마트와 롯데마트 전국매장에 납품하기 시작, 유통물량을 대폭 확대시킨데 이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GS리테일, 롯데슈퍼와도 유통계약을 협의, 안정적인 판로망을 구축했다.
연합사업단은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발족 당시 44억 매출액을 2003년 97억원에서 2004년 194억을 돌파, 100억대를 달성했다.
매출은 더 늘어 2005년 261억원에 이어 2006년 357억, 2007년 484억, 2008년 506억원에 이어 2009년 635억원, 지난해 785억원의 매출을 기록, 눈에 띄게 성장했다.
연합마케팅 첫해 매출액 4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8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의 판매 증가율은 각각 25%와 23.6%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700억 달성탑을 수상했다.
지난해 품목별 판매실적은 노지감귤 272억원, 하우스감귤 120억원, 한라봉 79억원, 비가림감귤 57억원 등 과일류가 604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고, 월동무 46억원, 깐마늘 32억원, 감자 30억원, 당근 23억원, 양파 14억원 등 채소류가 182억원에 이른다.
거래처별 판매 규모는 농협유통 495억원, 이마트 166억원, GS리테일 67억원, 롯데마트 30억원, 롯데슈퍼 28억원 등이다.
매년 농산물 판매가 늘어난 것은 대형거래처 신규 확보와 2010년산 노지감귤 및 월동채소류 가격 호조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품질로 승부를 건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먹혀들고 있다.
실제 연합사업단의 감귤 브랜드 품질기준은 노지감귤의 경우 당도 11°Bx 이상, 산도 1% 미만은 햇살바람 골드 품목으로, 당도 10°Bx 이상, 산도 1% 미만은 햇살바람 일반 품목으로 출하하고 있다. 즉 당도 10°Bx 미만은 연합사업단 출하 품목에 낄 수 없다는 뜻이다.
하우스감귤과 비가림감귤도 마찬가지다. 당도 11°Bx 이상, 산도 1% 미만이어야 된다. 한라봉은 당도 12°Bx 이상, 산도 1% 미만의 상품만 선별 출하하고 있다.
연합사업단은 시장 교섭력을 갖춘 규모화된 제주지역 대표브랜드로 ‘햇살바람’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햇살바람은 제주만의 풍요로운 햇살과 따스한 바람이 만들어낸 최고의 농산물을 의미한다.
과일류는 ‘햇살바람’, 채소류는 ‘한라라이’ 브랜드로 전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연합사업단이 취급하는 감귤 등 과일류 21개 품목, 감자와 당근 등 채소류 42개 품목은 도내 농산물 매출 상위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청정 농산물이 고품질·균일화 출하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면서 타 시·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난해의 경우 노지감귤과 월동 채소류가 가격 상승세에도 판매실적이 향상됐다는 점은 그 단적인 예다.
고성만 단장은 “공동선별 출하회를 연합사업 핵심출하조직으로 육성시켜 공동선별, 공동계산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아우르는 유통구조체계를 구축, 농협유통의 구심축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농협은 연합마케팅 판매사업이 매년 두자리 숫자로 성장세를 이어옴에 따라 올 농산물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7% 높은 1000억원으로 잡았다.
감귤 등 과일류 뿐 아니라 e-쇼핑몰 운영 등 채소류와 축산물의 국내 유통에 전념하는 등 내수 확대에 전력하게 된다.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새로운 품목을 연합사업으로 이끌기 위해 생산 조직화와 대도시 소비지 마케팅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성장세에 안주하지 말고 산지 규모화와 출하 농산물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 상품화율 향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제주농협 고성만 연합사업단장은 "지역농협별 공동선별 출하회 육성 등 농업인 조직화를 비롯 ▲‘햇살바람’공동브랜드 육성 ▲온라인 쇼핑몰 구축 ▲거래처 다변화 등 제주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