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골프장 건설인가?

2004-12-25     신상범 논설위원

제주도는 가히 골프천국의 경지로 치닫고 있다.
2003년12월 현재 운영중인 전국골프장수가 181개인데 제주에 15개가 있으니 전국의 8%이다. 그리고 건설 중이거나 추진 중인 것이 전국 262개이고 제주도가 39개이니 11%다.
제주도가 전국규모와 비교하면 모든 부분에서 1%미만의 비중인데 골프만큼은 이 비중을 훌쩍 넘고 있다. 골프장 이용자수도 2003년 70만 명으로 전국 이용자1천1백 73 만 명의 6%나 된다.

제주도의 중 산간 지대 도로를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온통 골프장 건설현장만 눈에 띈다. 골프천국으로 가는 제주란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제주에서 골프장은 제주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산업시설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지역 발전을 위한 개발의 첫째목적은 지역주민들의 소득 향상에 의한 복지지역 건설이다. 골프장건설도 지역 이익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지 특정 자본가들의 투기나 돈벌이만을 위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지역개발이 아니다.

자본가들이 제주에 골프장을 만들려고 몰려드는 것은 제주전체가 경관이 수려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공사비가 30%내지 50%밖에 안들이고 최상의 비싼 골프장을 마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PGA와 LPGA 등 세계 최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해마다 열려 세계적 골프메카로 등장한 것도 이러한 제주 적 천혜의 조건 때문이다.

이런 골프장산업이 제주의 환경과 지하수 등 경관을 해치거나 주민들의 소득과 연계가 안 된다면 개발의 의미는 없어지고 환경만 파괴시키고 대규모 토지 투기장으로 둔갑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두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제주도의 정책은 없는 것 같다.

지역주민들의 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을 찾아 이를 조건화하여 주민들과 사업자가 상생하는 정책이 있어야한다. 한 가지 예로 경기 도우미를 보면 처음엔 1대1경기보조를 하도록 하다가 사업자들의 돈벌이를 위해 카트(골프채운반용 자동차)를 도입하여 경기 도우미수를 75%나 줄여 버렸다. 운영중인 9개 골프장에서 2700여명 취업 할 수 있으나 불과 700여명만 취업하고 있다.

2003년 도내 9개 골프장의 수입은 1인당 소비액을 최소 20만원으로 보면 약 1천4백 억 원이나 된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부가 특소세를 면제하여주었으나 업주들은 바로 입장료를 인상해주도록 제주도에 요청 제주도가 이를 허가해줘 업자들의 배만 불려주었다.
얼마 전 민간 환경감시단이 골프장 건설현장에서 농약 지하 침투를 막기 위한 시트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현장을 적발하기도 하였다.

대부분 골프장은 제주의 생태계와 지하수의 허파격인 대단위 곶자왈 지대를 이용하고 있어 지하수 함양과 수질오염 위협이 매우 크지만 속수무책이다. 특히 골프장들의 자체 지하수를 개발하여 1개 골프장이 1일 약 2500톤으로 9개 골프장이 2만2천5백톤이나 되는 지하수를 펑펑 쓰고 있다. 이는 제주개발공사가 1일 생산하는 삼다수(865톤)의 26배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 이에 대해서도 제주도당국은 물을 재활용할 적극적 정책을 안 세우고 있다.

산업시설로 골프장이 꼭 필요하다면 주민소득과 연계하는 필수적 정책 과 지하수 보호 등 환경을 최우선하는 정책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이런 전제가 없는 골프장 건설추진은 제주를 더 멍들게 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