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후유증 치유가 먼저다

2004-12-25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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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각종 잡음을 일으키며 도민들로부터 달갑지 않은 눈치를 받았던 제주대학 총장 선거가 끝났다.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락이 결정 됐다. 표차는 4표였다. 그만큼 예측불허의 박빙이었다.
이는 그동안 선거전의 치열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후유증을 걱정하는 대학인들이 많다. 대학사회의 갈등과 분열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제7대 제주대학교 총장 임용후보 당선자에게 축하에 앞서 “먼저 선거 후유증 치유에 나서라”고 당부하고 싶다.
갈등과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는 대학 발전과 대학인의 화합을 기대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진부한 말이기는 하지만 대학은 누가 뭐라든지 지성의 전당이다. 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양성하고 사회나 국가발전의 의제를 골라 연구하고 길잡이를 하는 견인차나 다름없다.
이는 그만큼 대학인의 사회적 책임의 막중함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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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력이나 책임과 역할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제주대학도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제주대학은 오히려 도민과 연결된 전통성이나 공적 기능면에서 역내의 여타 대학보다도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총장선거에 도민적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인, 특히 대학교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회지도층 인사의 도덕적 가치규범으로 평가 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향응제공ㆍ흑색선전ㆍ허위사실 유포 나 상대방 헐뜯기 등 총장선거 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소문들에 도민들이 더 큰 비판을 보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 사회에서보다 높은 도덕률과 지식인다운 올곧은 선거문화를 기대해서다. 그런데도 이번 실시했던 제주대학 총장선거에서는 이같은 일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이런 평가는 바로 선거후유증에 대한 염려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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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총장 임용후보 당선자에세 “선거후유증 치유가 먼저”라고 전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렇게 하기위해서는 먼저 당선자가 고개를 숙여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경쟁했던 교수들을 찾아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그들이 내세웠던 공약중 대학 발전에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수용하고 경쟁교수들을 대학 발전의 동반자로 함께 가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중 노출됐던 갈등이나 응어리를 푸는 작업은 당선자의 몫이다.
그런의미에서 “경쟁상대였던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좋은 인재를 많이 양성하고 동북아 거점대학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총장후보 당선자의 포부는 기대를 갖게 한다.
당선자가 이처럼 진심을 갖고 나선다면 경쟁상대도 흔쾌히 상대방을 인정하는 지성인다운 면모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총장선거와 관련한 대학사회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다.
지금 도민들은 제주대학을 역내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교육ㆍ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실천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총장후보 당선자에게 보내는 주문이기도 하다. 내실있는 대학운영을 통해 제주대학교가 제주발전을 위한 향도역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깊이 사유해야 할 부분이다.
이같은 기대를 전제로하여 이번 제주대학 총장후보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