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2004-12-24     제주타임스

내일은 크리스마스, 성탄절이다. 하지만 성탄 축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밤 절정을 이룬다. 이제 성탄절은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경축하는 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 성탄이 주는 참 메시지는 무엇일까. 성탄절이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의 한 가운데에 있고 올해처럼 연휴라도 된다면 놀고 흥청거리는 날로나 인식되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불우한 이웃들에게는 자비가 함께하는 날이며, 이 혼탁한 사회에 정의와 평화가 밀물처럼 밀려 오기를 기원하는 날일 수도 있다.

2000년 전에 왔었고 오늘 이 성야(聖夜)에 다시 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사랑’이다. 사랑의 실천이 없는 성탄절이란 위선(僞善)의 계절이요, 빈 껍데기 뿐인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IMF 때보다도 더하다는 경기침체로 고통을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업자가 넘쳐나는 등 총체적 경제난국에 처해 있다. 그렇지만 정치권은 도탄에 빠진 민생문제는 내팽개친 채 정치 입법에만 매달려 소모적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그들도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민생경제의 회생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정녕 성탄절을 그 뜻에 맞게 잘 지내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의 삶을 구체화해야 한다.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어려운 것 같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눌 때 우리 사회가 밝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예수 성탄의 참 뜻이 아니겠는가. 이 성탄절이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충만한 그런 명절로 승화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