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순경 시신 발견

2011-02-24     제주타임스
제주해역 헬기추락 사고는 짙은 안개속에서도 동료 해경의 응급치료를 위해 운항을 강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3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한림읍 서쪽 131km 해상에서 제주해경 1502함 소속 이유진(28) 순경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 순경은 당시 정상체온인 36도를 훨씬 넘겨 38.9도까지 체온이 상승했다.

경비함으로 이동할 경우 5시간이 넘게 걸려 이 순경의 상태는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 18일부터 제주해역에 배치돼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한 신형 헬기에 구조요청을 했다.

헬기는 남해해양경찰청 제주항공대 소속 AW-139로, 시속 260km까지 운항이 가능해 30분안에 환자후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헬기에는 응급환자의 심전도나 산소포화도 등을 검사할 수 있는 환자감시기와 전기충격을 통해 환자의 심장리듬을 되살릴 수 있는 심실제세동기 등 첨단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당시 시정거리가 700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너무 짙게 끼여 최악인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이병훈(40) 헬기 기장과 권범석(49) 부기장, 양춘석(40) 정비사, 최명호(38) 정비사 등은 고민을 거듭하다 동료의 아픔을 두고 볼 수 없어 운항을 강행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23일 저녁 7시 30분쯤 헬기는 제주공항을 출발해 30분 만에 이 순경이 탄 1502함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 순경을 헬기에 태우고 이날 저녁 8시 20분쯤 경비정을 떠난 헬기는 40분만인 저녁 9시쯤 연락이 두절됐다.

경비함정 20여척과 항공기 4대가 동원된 대대적인 수색끝에 하룻밤이 지난 24일 오전 이유진 순경의 사체가 발견됐고, 헬기의 문짝과 꼬리 등 잔해물이 발견됐다.

여전히 이병훈 기장 등 4명은 실종상태이다.

기상악화속에서 동료애를 발휘하다 끝내 추락사고로 이어진 안타까운 실종자들이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