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 赤松지대 황폐화 막아야 한다
영실 적송지대가 황폐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영실 적송지대는 과거부터 속칭 ‘영실 앞밭 황솔’로 불리면서 배후의 기암괴석 오백라한과 어우러져 제주 명물중의 명물이었다. 제주 10경중의 하나인 ‘영실기암’을 더욱 돋보이게 해 온 것이 바로 ‘영실 앞 밭 황솔’이었다.
이 ‘영실 앞밭 황솔’지대는 제주시 절물이나 서귀포시의 휴양림과 비교가 안 되는 자연림이요, 휴양림이다. 솔직히 말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휴양림은 도시 근교로서 자연림에 인공적 휴양시설을 덧씌움으로써 전국 유수의 휴양림이 됐지만 ‘영실 앞밭 황송지대’ 즉 영실 적송(赤松)지대는 인공으로 휴양시설을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진가를 발휘 해 온 제주도내 최고의 휴양림이다. 102ha의 광활한 상악지대에 130여년 안팎의 수령(樹齡)을 자랑하는 짙누런 노거송(老巨松)들의 총림(叢林)은 정말 장관 중에도 빼어난 장관이다. 산림청이 ‘우량 소나무 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줄 안다.
이런 영실 적송지대가 황폐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군데군데 소나무들이 말라죽고 인근 활엽수들이 이곳으로 점차 세를 확장하면서 식생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식생환경 변화로 보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태풍과 강풍의 영향, 거기에다 소나무 림의 활엽수림 화 경향 등 생태환경의 순환과정에서 오는 소나무 림의 퇴조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현 상태를 그대로 둘 경우 영실 앞밭 적송은 수년 내에 말라 죽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 그룹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적송의 황폐화 과정을 자연현상으로 인정, 그대로 지켜 볼 것인지, 아니면 귀중한 산림 자원이라는 점에서 인위적인 보호정책을 써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호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싶다. 자연현상이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똑 같다. 활엽수가 적송지대를 침범하는 것이 자연 현상이라면 오랜 세월을 거쳐 영실 앞밭에 적송지대가 형성돼 온 것 역시 자연현상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자연 현상을 놓고 택일 한다면 가치 있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적송을 보호할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이쪽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로서 보호 방법이 없다면 최선을 다해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게 옳다고 본다. 영실 앞 밭 적송은 꼭 보호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