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 赤松지대 황폐화 막아야 한다

2010-12-05     제주타임스

  영실 적송지대가 황폐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영실 적송지대는 과거부터 속칭 ‘영실 앞밭 황솔’로 불리면서 배후의 기암괴석 오백라한과 어우러져 제주 명물중의 명물이었다. 제주 10경중의 하나인 ‘영실기암’을 더욱 돋보이게 해 온 것이 바로 ‘영실 앞 밭 황솔’이었다.
 이 ‘영실 앞밭 황솔’지대는 제주시 절물이나 서귀포시의 휴양림과 비교가 안 되는 자연림이요, 휴양림이다. 솔직히 말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휴양림은 도시 근교로서 자연림에 인공적 휴양시설을 덧씌움으로써 전국 유수의 휴양림이 됐지만 ‘영실 앞밭 황송지대’ 즉 영실 적송(赤松)지대는 인공으로 휴양시설을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진가를 발휘 해 온 제주도내 최고의 휴양림이다. 102ha의 광활한 상악지대에 130여년 안팎의 수령(樹齡)을 자랑하는 짙누런 노거송(老巨松)들의 총림(叢林)은 정말 장관 중에도 빼어난 장관이다. 산림청이 ‘우량 소나무 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줄 안다.
 이런 영실 적송지대가 황폐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군데군데 소나무들이 말라죽고  인근 활엽수들이 이곳으로 점차 세를 확장하면서 식생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식생환경 변화로 보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태풍과 강풍의 영향, 거기에다 소나무 림의 활엽수림 화 경향 등 생태환경의 순환과정에서 오는 소나무 림의  퇴조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현 상태를 그대로 둘 경우 영실 앞밭 적송은 수년 내에 말라 죽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 그룹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적송의 황폐화 과정을 자연현상으로 인정, 그대로 지켜 볼 것인지, 아니면 귀중한 산림 자원이라는 점에서 인위적인 보호정책을 써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호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싶다. 자연현상이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똑 같다. 활엽수가 적송지대를 침범하는 것이 자연 현상이라면 오랜 세월을 거쳐 영실 앞밭에 적송지대가 형성돼 온 것 역시 자연현상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자연 현상을 놓고 택일 한다면 가치 있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적송을 보호할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이쪽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로서 보호 방법이 없다면 최선을 다해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게 옳다고 본다. 영실 앞 밭 적송은 꼭 보호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