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내년 살림살이
겉모습만 보지 말고, 속속들이 살펴보면...
도정 살림살이도 개인의 살림살이처럼 곳간이 비어가는 모습을 보게되면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예산편성전에 총체적인 재정여건에 대한 진단결과는 앞으로의 많은 숙제를 남겨 주었다. 숙제의 시작은 인식이다. 제대로 문제를 인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잘 설정하고 움직인다면 그만큼 숙제해결이 쉽다. 걱정반 우려반속에 9월 중순부터 들어간 2011년도의 예산작업은 2달여 기간동안 고성과 탄식이 오고가는 시간속에서 고통스럽게 지나가고 그 어느때 보다도 예산짜기에 힘이 들었던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되었다.
일부 사회단체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 일부 통계목들의 단순증가를 놓고 선심성·낭비성 예산이라고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예산서를 속속들이 들여다 본다면 이유있는 증가와 감축사유들을 엿볼수 있을 것이다. 2008년기준으로 제주도내 총생산량인 GRDP 8조 3000억원중의 32%를 도 재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역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도재정의 연간 살림살이는 그만큼 도민에게 큰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 어려울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구조조정이다. 가용재원이 줄어듬에 따라 2011년도 제주도 예산은 자체사업을 위주로 행정내부 경비는 물론이고 민간이전경비의 경우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가 센 구조조정을 단행하였다. 중앙지원사업을 제외한 순도비 자체 민간이전경비에서 스포츠대회 경비 등 행사성경비는 50% 삭감을 원칙으로 감축되었으며, 그 외 민간경상보조의 경우 30%, 민간자본보조의 경우도 40%씩 감축되었다. 민간보조금중 민간경상보조, 민간행사보조, 민간자본보조금의 경우 2010년도 대비 총 208억원을 감축하였다. 2009년도 1595억원에 이르던 민간보조금을 2010년도와 2011년도 2년간에 걸쳐 쓴 인내를 감내하며 총 500억원 가량을 감축한 것이다. 감축하고 절감한 재원은 다시 서민생활 안정부문과 주민소득증대, 수출 등 성장동력 사업에 재배분 되었다. 과도한 채무의 상환을 위해서는 계획된 상환금 830억원을 계상하고 있으며, 채무의 조기상환을 위한 적립금 추가 90억원을 배분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과도한 사업추진으로 사회적인 논란이 많았던 BTL 사업에 대해서도 약정을 이행하기 위해서 BTL임대료를 사무관리비로 112억원을 추가 계상하고 있으며 아트센터,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등 신규시설에 따른 공공운영비도 32억원 추가계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이 어렵다고 하면서 2011년 예산서의 행정운영경비 및 민간이전경비 등의 단순증가를 놓고 과도한 재정운영에 대한 오해와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단순 통계목상의 예산은 중앙절충을 통한 국고보조 사업들을 총망라한 것으로써 예산서를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보면 예산서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역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정은 자립기반이 취약한 제주지역 경제의 원할한 소통을 위해서 중앙절충을 통한 지역내 재정총량을 확대 지출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며, 행정비용과 민간이전경비 등 자체사업비 감축 구조조정과 건전채무지표의 유지관리 그리고 도민이 잘 살수 있는 사업발굴 등 재정을 수반한 산적한 숙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주지하고 있다. 재정의 대부분이 중앙지원 사업에 의존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그 밑바탕은 지방자치에 근거하여 도민이 내는 세금이 근간이 되고 있으며 그 주인이 도민임을 명심하고 쓰여야 할 곳에 제대로 예산을 편성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제 든든하고, 언제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곳간을 위해서 내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튼튼한 재정을 위한 출발선에서 다시 힘차게 시작할 것이다.
김 연 정 제주도 예산담당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