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용 인공호수는 어떨까"
우근민 지사 ‘海水담수화 정책’ 구상과 함께 검토해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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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는 24일 바닷물을 정제해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또는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해수 담수화’ 정책구상을 내놨다. 이날 제주를 방문했던 프랑스 에비앙시 마크프랑시아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다.
제주의 지하수는 먹는 물로만 쓰고 농업이나 공업용수 또는 생활용수는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쓰겠다는 이른바 ‘스마트 워터’ 사업구상이다. ‘똑똑한 전기’라고 부르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와 연계한 물 사업 정책이라는 것이다.
제주지역에서는 먹는 물 뿐만 아니라 농공업용 물은 물론 목욕탕 물, 기타 생활용수까지 모두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분별한 지하수공이 난립되고 이로 인해 지하수 함안량이 줄어들거나 지하수 오염 등 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이러한 무분별 지하수 공 난개발과 마구잡이 지하수 뽑아 쓰기로 머지않아 심각한 물 부족 등 제주의 사막화 현상이 도래 될 것이라는 전문가 그룹의 경고가 나오는 현실이다. 그래서 앞으로 닥칠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한 혁신적 용수관리 체계 구축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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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 지사의 농업·공업·생활용수를 위한 ‘해수 담수화 구상’은 제기되는 각종 제주지하수 문제를 풀어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해수 담수화 구상’의 적절성이나 실효성에 관계없이 지하수에만 의존하는 물공급 체계를 바꿔보려는 우 지사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지하수에만 의존하는 용수관리체계는 제주지하수 오염이나 물 부족 등으로 인한 제주사막화 현상을 꾸준하게 진행시킬 것이라는 전문가 그룹의 경고가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 지사의 ‘해수 담수화 구상’은 경제성이나 그 실효성 등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실증적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다. 구상만 갖고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예기치 못할 시행착오와 복병을 만날 수 있고 이것이 정책실패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어서 그렇다. 도민의 생활이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용수관리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제주의 농업이나 공업, 생활용수로 충분하게 활용하기 위한 담수화 정수장 시설의 규모와 담수화 시설의 지역배치, 이를 농·공업 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구축, 여기에 투입될 예산 확보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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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해수담수화를 통한 용수공급 체계 개선이라는 우 지사의 구상과 함께 지표수를 활용하는 ‘지표수 용수관리 체계 구축’도 검토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제주지역 연간 평균 강우량은 지역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지만 2000mm안팎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리는 곳이다. 이중 지하수로 스며들어 지하수 부존자원으로 되는 빗물을 제외하고 어마어마한 양이 땅거죽을 타고 바다로 흘러가버린다.
‘지표수 활용 용수 관리’는 이렇게 바다로 흘려버리는 빗물을 저장했다가 이를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기타 생활용수로 활용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제주지역 동·서·남·북 네 곳에 지표수를 가두는 대규모 인공호수를 조성해 용수활용과 이를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발상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표수 이용 인공호수 조성도 과학적 검증과 경제성이나 실효성을 따지고 현실성을 고려해야 할 일이다. 해수 담수화 구상의 ‘우도 실증단지’처럼 빗물을 이용한 인공호수도 특정지역에 시범적으로 건설 운영함으로써 실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기에 ‘지표수 이용 인공호수 건설’도 ‘해수 담수화 구상’과 함께 우 도정의 용수 공급체계개선 정책에 편입시켜 연구해 보기를 권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