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한번 깨물어주고 싶다~"
오늘 아침도 무사히(?) 늦지 않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매일 눈을 뜨면, 애들 깨우랴, 아침밥 챙겨주랴, 세탁기 돌리랴, 막내 책가방 챙겨주랴, 출근 준비하랴,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노라면 요즘같이 서늘한 가을 날씨에도 등 뒤로 땀이 줄줄 흐른다.
직장생활하면서 애를 3명이나 낳아서 키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애들은 중1, 초5, 초1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지만, 평일은 평일대로, 주말에는 주말대로 바쁜 하루를 지내다 보면 애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담고 지내고 있다.
어른들은 “재산은 없다가도 다시 생기는 것이지만, 자식은 때를 놓치면 얻기 힘든 것이다”라고 종종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그게 어디 맞는 말이냐고 내심 반문도 하였지만,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어른들 말씀에 공감할 때가 많아지고 있다.
생김새나 성격이 나를 꼭 빼닮은 큰딸, 자기는 할머니를 닮아 요망지다는 둘째딸, 자랄수록 아빠를 꼭 빼닮아 커서는 이름도 아빠이름으로 바뀔 줄 아는 애교덩어리 막내, 항상 밝고 착하게 자라고 있는 나의 재산목록 1호들...
집안에서,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한 기분일 때 막내가 “엄마 한번 깨물어주고 싶다~”며 살짝 뺨을 깨물어(?) 줄때면 봄바람에 살 어름이 녹듯이 나의 답답했던 마음과 우울함도 살며시 풀어지게 된다.
옛말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지만 그 바람결에는 행복과 기쁨도 항상 함께 찾아옴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1.15명으로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남, 녀 한 쌍이 결혼해서 1.15명을 낳으니, 점점 사람 수가 줄어가는 것이다.
저출산에 대한 대책들이 국가시책으로 많이 제시되고 있다.
일과 가정이 공존 할 수 있고, 출산, 양육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책이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되어 진짜 “아기낳기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아가의 울음소리가 옆집, 뒷집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
오늘도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셋이라 그런지 더욱 뿌듯한 느낌이 든다.
이게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우리 집 뒤 교회 쪽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세상에서 가장 맑은 아이소리에 살짝 답해준다. 잘 왔다고! 환영한다고!
우리 곁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조성연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